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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수천억 송사에 세무조사까지… 사면초가 디아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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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수천억 송사에 세무조사까지… 사면초가 디아지오

입력
2012.09.0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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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위스키 수입업체인 영국계 디아지오 코리아가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지난 30일부터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시작된 것인데요. 이미 관세탈루 혐의로 관세청으로부터 두 차례 걸쳐 총 4,100억원의 추징금이 부과됐고, 지난 7월엔 강도 높은 추가 조사까지 이뤄진 터라 세정당국의 전방위 압박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디아지오는 최근 수년 간 관세청의 집중적인 감시를 받아 왔습니다. 영국 본사에서 위스키를 들여오면서 수입가를 낮춰 신고해 관세를 적게 냈다는 것인데요. 이 혐의로 지난 2009년(2004년2월~2007년6월분) 1,940억원, 지난해(2008년3월~2010년10월분) 2,167억원의 과세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번 국세청의 세무조사도 당시 디아지오가 적게 신고한 수입가격에 비례해 주세나 교육세도 함께 떨어지는 점을 이용해 세금을 탈루했는지 조사하겠다는 겁니다. 디아지오는 현재 1차 추징금만 납부한 채 나머지 금액을 놓고 관세청과 소송 중인데, 결과에 따라선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위스키 시장 역시 침체의 늪에서 헤매고 있어 디아지오의 한숨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위스키 출고량은 105만9,916상자(상자 당 500㎖ 18병)로 1년 사이 10.4%나 감소했습니다. 주력제품인 윈저 역시 전년 대비 4% 이상 줄었습니다. 여기에 갈수록 독주보다 순한 술을 선호하는 음주문화도 매출엔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홍콩, 일본 등과 함께 주류소비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나라여서 10%가 넘는 매출 하락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아지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입 맥주와 보드카, 데킬라, 와인을 들여오는 등 위스키 대체 품목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세무조사의 영향도 있지만, 국내 음주문화가 위스키 대신 소주를 맥주와 섞어 먹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위스키 수요 감소는 불가피한 흐름으로 보고 대응에 나선 것인데요. 최근 아일랜드산 맥주 '스미딕스' 를 론칭한 것이나 배우 정우성을 내세워 흑맥주인 '기네스'의 브랜드 홍보에 정성을 쏟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하지만 디아지오의 점유율은 하락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37%로, 2위 업체인 페르노리카(34%)와의 격차가 5% 내로 좁혀진 상황입니다. 내부에서는 '우려스럽다'는 반응과 '그간 쌓아온 브랜드 파워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디아지오는 조니 워커 등을 판매하는 세계 최대 위스키 업체입니다. 이런 회사가 수 천억이 걸린 송사와 세무조사의 어려움에도 국내 시장에서 과연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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