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과의 거리를 좁히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봅니다."
21일 개막하는 국내 유일의 다큐멘터리 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배우 조재현(47)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고 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사회성 짙은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에겐 여전히 생소한 탓이다. 이 때문에 영화제와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과제가 그에게 주어져 있다. 영화제는 7일간 경기 파주 출판도시 일대에서 전 세계 30여 개국 총 110여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조씨는 2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그동안 평화·생명·소통이라는 주제로 이어왔지만 올해는 소통에 특히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소통은 상대를 설득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잖아요. 정치적 노선이나 이념이 다르더라도 다큐멘터리영화를 통해 대중과 대화하고 싶습니다"
그는 지난 4년간 이 영화제의 사실상 수장으로 활동했지만 다큐멘터리영화라는 특성상 대중과 호흡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이번엔 영화제 공식 트레일러(예고편) 기획·출연에 직접 뛰어들었다.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혼자 넋두리를 하듯이 담아낸 영상입니다. 어쩌면 어렵고 지루하다고 여겨지는 다큐멘터리영화의 입장을 담은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대중과 소통하길 원하는 영화제의 마음을 대변한 것입니다."
그는 제69회 베니스영화제 참석을 위해 현재 프랑스 파리에 체류중이다. 이번 트레일러를 연출한 30년지기 친구 전규환 감독과 함께 한 영화 '무게'가 비경쟁부문 '베니스데이즈'에 초청받은 것이다.
조씨는 "'무게'는 비경쟁부문에선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초청을 받은 작품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중문화의 음지로 불리는 다큐멘터리나 저예산 영화, 연극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열전' 프로젝트의 기획을 담당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러 직함을 갖고 있기에 부담도 클 법 하지만 정작 조씨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배우로서 대중에게 관심이 부족한 분야라면 어디서든지 홍보와 대변을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저 같은 사람이 나서야 더 다양한 문화가 대중에게 소개되니까요. 내년에는 다큐멘터리영화도 직접 연출해서 대중에게 좀더 다가가려고요."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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