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프리미어리그(EPL)의 첫 데뷔전이었음에도 기성용(23)은 기성용다웠다.
'중원의 지휘관' 기성용이 스완지 시티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EPL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29일(이하 한국시간) 반슬리와 캐피탈원컵전에 출전했지만 2일 끝난 선덜랜드와 리그 경기가 '진정한 EPL 데뷔전'이다. 기성용은 영국 웨일스 스완지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선덜랜드전에서 후반 34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15분간 활약했다.
미구엘 미추를 대신해 투입된 기성용은 중앙에서 공수를 조율하는 임무를 맡았다. 후반 26분 치코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음에도 기성용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미카엘 라우드루프 감독의 의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골을 위한 기성용의 창조적인 패스와 날카로운 슈팅력에 기대감을 드러낸 것. 기성용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여유로운 플레이를 펼쳤다.
기성용은 마치 올림픽 대표팀에서 플레이 하듯 자연스럽게 동료들과 2대1 패스 등을 시도했다. 한 번 잡은 공은 상대에게 뺏기지 않았고, 적극적인 압박으로 공을 가로채기도 했다. 여유로운 볼 컨트롤과 자유자재의 방향 전환에 라우드루프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영국의 스포츠 매체인 스카이스포츠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짧은 데뷔전에서 인상적이었다"는 촌평으로 평점 7을 매겼다. 이날 출전한 스완지 시티 14명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 스완지 시티는 2연승 후 1무를 더해 3경기 연속 무패행진으로 초반 돌풍을 이어갔다.
기성용은 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전망이다. 주전을 꿰차기 위해선 레온 브리톤, 조나단 데 구즈만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스완지 시티는 4-3-3 혹은 4-2-3-1 전술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미추가 공격형 혹은 중앙 미드필더로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3경기 연속골을 넣은 미추는 앞으로도 스완지 시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브리톤과 데 구즈만도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중원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기성용은 여유로운 경기 운영과 세밀한 패스워크 등의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스완지 시티의 공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전망이다. 빠르게 EPL에 적응하는 모습에서 주전경쟁에서도 청신호를 밝히고 있는 셈이다.
한편 박지성(31ㆍ퀸즈파크레인저스)은 이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주로 맡았던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처음 출전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1-3으로 패한 퀸즈파크레인저스(1무2패)는 시즌 첫 승 도전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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