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사격의 강주영(44ㆍ강릉시청)이 금빛총성을 울렸다.
강주영은 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왕립포병대대 사격장에서 열린 2012 패럴림픽 사격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 SH2(경추장애) 결선에서 705.5점의 패럴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강주영은 결선에서 만점(10.9점)을 포함해 10.8점을 2번 쏘는 등 상대방을 압도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사격에서만 2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예선서 60발 모두 만점을 쏜 강주영은 결선 10발에서 105.5점을 추가, 최종 점수 705.5점으로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스웨덴의 토마스 요한슨이 세운 704.3점의 패럴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강주영은 20여 년 전 다이빙을 하다가 척추를 다쳐 하반신 마비 장애를 얻었다. 피나는 재활을 거친 그는 양손을 쓸 수 있게 되자 1992년 전국장애인체전때 강원도 대표 탁구 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사격 선수로 나선 건 2002년부터다. 강주영은 오른손으로 총을 들고 왼손으로 방아쇠를 누르는 불편한 자세를 무릎 쓰고 사격 선수로의 꿈을 키웠다. 사격 대표팀 이연국 감독은 "강주영은 하루 7,8시간 동안 훈련을 한다"며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금메달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시각장애인 최광근(25ㆍ양평군청)은 남자 유도 100kg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광근은 이날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유도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마일스 포터(미국)를 경기시작 45초 만에 허리후리기 한판으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 장애인 유도는 최광근의 활약을 앞세워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최광근은 고교 2학년때 전국체전 출전을 앞두고 연습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이마에 왼쪽 눈을 부딪쳐 시력을 잃었다. 망막이 떨어져나가는 '망막박리'판정을 받은 것. 최광근은 완전히 시력을 잃은 전맹은 아니지만 사물의 거리를 분간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주치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유도로 전향한 뒤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 2011년 터키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세계종합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최광근은 이로써 이번 대회 금메달로 장애인 유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육상에서는 전민재(35)가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전민재는 이날 런던 올림픽 파크 내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여자 200m T36(뇌성마비) 종목에서 31초0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1위 엘레나 이바노바(러시아ㆍ30초25)와는 0.83초 차. 전민재는 8일 자신의 주종목인 100m에서 추가 메달 획득을 노린다.
한편 지적장애인 수영선수 이인국(17)은 1일 남자 배영 100m S14(지적장애)종목 예선 1위로 결승 명단에 올랐지만 '3분 지각'으로 실격됐다. 국제패럴림픽 위원회(IPC)에 따르면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는 경기 시작 20분 전까지 집합 장소인 '파이널 콜룸'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인국은 3분 늦은 17분 전에야 모습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런던패럴림픽조직위는 "이인국이 정확한 시간에 경기장에 도착하지 않아 실격됐다"고 밝혔다. 이인국은 앞서 열린 예선에서 1분03초32초의 전체 1위 기록으로 결선에 진출했지만 아쉽게 금메달 획득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조향현 선수단 총감독은 "지적장애인 선수의 경우 감독과 선수가 교감하는 시간이 긴데 조직위가 이를 감안하지 않고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 이인국을 실격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 3일째를 맞은 한국 선수단은 사격과 유도, 육상에서 메달 을 추가해 오후 10시 현재 중간 순위에서 종합 13위(금3, 은1, 동1)에 올랐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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