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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비공개 행보하며 소통 강조 '安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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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비공개 행보하며 소통 강조 '安의 역설'

입력
2012.08.3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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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이 31일 이메일을 통해 기자들에게 안 원장의 비공개 행보 일단을 알렸다. 안 원장이 전날 충남 홍성군 문당마을을 방문해 주민들로부터 어려운 여건에 처한 농촌 상황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19일 대담집 을 출간한 후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며 민심 행보에 나선 안 원장이 전북, 강원에 이어 충남까지 보폭을 넓힌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정치권 관계자들은 "사실상 대선 출마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보도자료 형식과 분량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간 안 원장 측은 방문 내용을 네댓 문장으로 간단히 알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텃밭과 동물농장을 버린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등의 주민들 언급과 "식량 안보 측면에서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안 원장의 발언 등을 포함해 제법 자세히 소개했다. 제한된 정보에 투덜대는 기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겠다는 것인지, 아예 기사문에 가까운 보도자료를 보내온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안 원장은 "진정한 공동체는 조금 속도가 더디더라도 (구성원들이) 소통하면서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예의'소통'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안 원장의 행보를 알리는 것이 진정한 소통 방식일까. 통상 정치인들은 '향후 일정'을 알려오지만, 안 원장이 알리는 것은 '지나간 일정'이다. 때문에 언론의 접근을 통제한 상황에서 자신들이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린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 안 원장의 방문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언론들은 안 원장 측이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현직 대통령의 행보도 이 정도로 비밀스럽게 관리되지 않는다.

안 원장 측은 비공개 행보에 대해 "출마 여부를 결심하기 전 차분하게 국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언론과 국민들은 실언까지 포함한 안 원장의 생생한 움직임을 보고 싶어 한다. 그 과정에서 안 원장의 장단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안 원장은 젊은이들과 소통을 잘하는 대선주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공개 행보를 계속한다면 '일방통행식 소통'이란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송용창 정치부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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