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최고 경영자인 래리 페이지와 애플 최고경영자인 팀 쿡이 특허소송과 관련해 은밀하게 접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독일에서 특허소송 중이던 양사가 통신기술 표준특허 로열티 협상에 전격 합의한 데 이어 최고경영자 간에 막후 협상소식이 전해지면서, IT업계 최고의 앙숙이었던 양 사간에 '밀월'분위기가 싹트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글 운영체계(OS)를 쓰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균열설, 삼성전자의 고립설이 퍼지는 등 글로벌 특허전쟁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래리 페이지와 팀 쿡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 평결이 나오기 이전 최소한 한차례 이상 대화를 가졌으며 이 만남은 수주 전부터 계획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적재산권과 특허를 둘러싼 분쟁해결방안을 논의했으며 31일(현지시간)에도 접촉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사의 실무자들도 지속적으로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가 '핵무기를 써서라도 안드로이드를 파괴하겠다'고 분노를 표시할 때에도, 삼성전자와 HTC 등 '안드로이드 동맹군'들이 애플과 소송전쟁을 벌일 때에도 직접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대신 기술적 문제에 대해 조언하는 등 소송을 측면에서 지원해왔는데, 애플의 창끝이 '안드로이드의 심장'에 가까워오자 결국 직접 접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삼성전자과 애플간 현 소송은 디자인 쪽이 핵심쟁점이지만, 내년부터 본격화될 '갤럭시 넥서스'관련 소송은 안드로이드 자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폰'이라 불릴 만큼 구글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데, 이 소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전선은 '삼성전자 대 애플'을 넘어 '구글 대 애플'로 확산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갤럭시 넥서스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소송에서 법원이 애플 손을 이미 들어준데다, HTC가 애플간 벌인 유사소송에서 패한 적이 있어 구글로선 발 빠르게 애플에 화해의 손짓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애플 역시 삼성전자 HTC와 싸우는 상황에서 구글까지 직접 상대할 경우 전력소모가 너무 큰 만큼, 구글과 협상테이블을 피할 처지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구글과 애플의 밀월이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은 이중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애플과 손을 잡으면 안드로이드 진영이 깨져 사살상 삼성전자가 고립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구글과 애플이 적정선에서 타협을 할 경우 현재 진행중인 특허소송 중 상당 부분은 원인무효가 될 수도 있어 삼성전자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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