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공천헌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51ㆍ구속)씨가 서울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모(56ㆍ구속)씨 등 공천 희망자 3명으로부터 받은 돈 중 일부를 지난 1월 열린 민주당 당 대표 경선 당시 박지원 원내대표의 경선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 흐름 파악에 나선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정치권과 검찰 등에 따르면 박 원내대표는 양씨를 지난해 12월11일 열린 당 대표 경선을 위한 임시 전당대회 직후 한 당직자의 소개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이 자리에서 SNS 홍보 전문가를 자처하며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 등을 돕겠다고 했고, 박 원내대표는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검찰은 양씨가 이씨 등 공천 희망자들로부터 돈을 받았던 시기와 박 원내대표를 만난 시기가 겹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 측은 그러나 양씨가 자발적으로 경선 과정에 도움을 준 것은 인정하지만 돈 거래 사실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또 양씨가 4ㆍ11 총선 과정에서 일부 친노 인사들의 선거운동을 도우며 선거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공안부 검사 3명을 추가로 투입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양씨가 법인 명의로 개설한 5개 계좌에서 총선 직전까지 돈이 인출돼 전국 금융기관 지점의 30개 이상 계좌로 송금된 사실을 파악하고, 이 가운데 일부가 친노 인사들에게 전해진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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