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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미국의 선택/ 롬니 "오바마의 페이지 넘길 때… 일자리 1200만개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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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미국의 선택/ 롬니 "오바마의 페이지 넘길 때… 일자리 1200만개 창출"

입력
2012.08.3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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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합중국 대통령에 지명한 것을 수락합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동행합시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30일(현지시간) 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롬니는 수락 연설을 통해 "지금은 역사의 페이지를 넘겨야 할 때"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대의 종언을 선언했다. 롬니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오바마처럼 사과 순방이 아닌 일자리 투어를 하겠다"며 일자리 1,200만개 창출을 위한 미국의 약속(promise of America)을 발표했다. 40여분 계속된 연설에서 가족 이야기를 할 때 롬니의 눈이 붉어지고 20여 차례 기립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또 연설대를 청중과 같은 높이의 계단 아래로 이동시켜, 낮은 데로 임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연설이 극적인 장치 없이 지나치게 안정적인 데로 흘렀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전역에 생중계된 롬니의 연설은 약 4,000만명이 지켜본 것으로 추산된다.

오바마 때리기

롬니는 "미국의 성공을 위해 오바마가 성공하기를 바랐지만 그는 실망과 분열을 가져왔다"며 "지금은 '나는 나의 운명을 만들어 가는 미국인이고 내 자녀와 가족, 국가는 더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말할 때"라고 강조했다. 롬니는 "이(this) 대통령이 우리에게 인내를 요구하고 자신의 탓을 남의 잘못이라 말하며 (재임하면) 4년 안에 바로잡겠다고 말할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그 페이지를 넘길 때가 됐다"고 오바마 시대의 종언을 호소했다.

일자리 창출

롬니는 4년 안에 1,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이는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대통령만이 성공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일자리, 그것도 아주 많은 일자리인데 이것이 복잡하거나 어려운 게 아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당선되면 월 2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 약속은 한달 전 약속한 월 50만개의 절반 수준이지만 현재 오바마 정부의 일자리 만들기 성적보다 월 10만개가 많다. 그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발표한 5단계 '해야 할 목록(to-do list)'으로 2020년까지 에너지 자립, 취업기술 교육, 무역협정 추진 및 불공정 무역 대처, 균형예산, 중소기업 육성을 제시했으나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외교정책

'사과는 없다'는 미국 예외주의를 다시 천명했다. 그는 2008년 오바마가 이집트 순방 때 과거 미국의 일방주의를 사과한 것을 재차 비난했다. 롬니는 "오바마가 동맹국들을 이스라엘처럼 버스 밑으로 집어 던졌고 심지어 쿠바에 대한 제재도 완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기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대러 강경노선을 예고했다. 그러나 미군 9만여명이 전투 중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비판 자제

중국에 강경한 롬니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듯 비판을 자제했다. 중국을 두 차례만, 그것도 간접적으로 언급했을 뿐이다. 롬니는 먼저 "미국이 중국에게 1조달러를 빚지기 원하느냐"고 물어 청중들로부터 "아니오"란 답을 유도했다. 또 "오바마가 정유업계를 공격, 에너지와 제조업을 중국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가족과 여성 강조

모르몬교의 생활, 부인 앤과의 사랑, 5명의 아들 양육, 어머니의 페미니스트적 발언, 아버지의 기업가 정신을 소개했다. 그는 "아버지는 어머니를 위해 매일 장미꽃 한 송이를 침대 테이블에 놓았다"면서 "그 꽃이 없는 것을 보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죽음을 알았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여성 청중들도 눈물을 훔쳤다. 미국 언론은 롬니의 발언이 여성 지지율에서 오바마에 10% 포인트에 뒤지는 것과 연결지었다.

플로리다주)=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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