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원이 애플과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손을 들었다. 도쿄지방재판소 민사합의40부는 어제 애플이 '미디어플레이어 콘텐츠와 컴퓨터의 정보를 동기화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를 삼성전자가 침해했다며 제기한 1억엔(약 14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애플이 제기한 특허 관련 2건 가운데 1건에 대한 판결이지만 제3국에서 나온 첫 판결이라 의미가 크다. 애플이 한미 양국 법원에 제기한 디자인 관련 특허와는 다른 내용이어서 이전 판결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고, 중간 판결이라 최종 판결을 좀 더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중간 판결은 주요쟁점에 대한 재판부의 견해를 보여주는 절차이므로 최종 판결에 대한 전망이 밝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애플이 제기한 '미디어플레이어 콘텐츠와 컴퓨터의 정보를 동기화하는 방법'에 관한 특허를 삼성전자 제품이 침해했는지 여부로, 삼성전자의 Kies의 작동 원리와 애플 아이튠스가 유사한 지에 관한 것이다. 재판부는 "삼성의 기술이 애플이 발명한 기술적 범위에 속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애플은 가수와 곡명 등 콘텐츠에 포함된 3가지 정보를 이용해 새로 옮겨야 할 파일인지를 결정하지만 삼성전자는 파일명과 크기로만 구분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제기한 나머지 1개 특허인 '바운스백'은 한국과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의 침해로 판정한 만큼 일본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바운스백 기능은 현재 업데이트 등을 통해 다른 대체 기술을 적용한 상황이라 삼성전자가 받을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제3국 일본에서의 이번 판결은 미국에서 완패했던 삼성전자에게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전 세계 10개국에서 50건 이상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이번 판결이 이들 소송에 영향을 끼칠 여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40%가 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의 승리는 필수적이다. 제3국에서 승소가 이어진다면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욱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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