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권으로 읽는 철학 역사
철학의 전환점/최재식 등 지음
국내 학자들이 가능한한 쉽고 친절한 문장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중요한 서양철학자와 철학이론을 소개했다. 철학적 사유가 시작되는 고대부터 중세 철학까지는 인간이성이 개화하는 모습이나, 데카르트 칸트 헤겔 로크 마르크스 그리고 니체에 이르기까지 어느 시기보다 역동성과 다양성이 넘치는 근대철학을 쉽게 정리했다. 현대철학으로는 베르그손, 후설, 하이데거의 현상학과 해석학을 시작으로 쿤(과학철학) 카시러(문화철학) 롤즈(사회철학) 그리고 푸코의 담론을 다뤘다.
최재식(강릉원주대ㆍ현대유럽철학) 김영균(청주대ㆍ그리스 철학) 박승억(숙명여대ㆍ현대 독일철학) 이상엽(울산대ㆍ현대 유럽철학) 정연교(경희대ㆍ근대 영미철학) 등 국내 철학 교수와 연구자 22명이 나눠 집필했다. 고교생부터 대학 초년생까지 교양으로 철학 지식을 쌓으려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하다. 프로네시스ㆍ852쪽ㆍ3만5,000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구원자인가 전쟁광인가, 맥아더의 참모습은
맥아더와 한국전쟁/이상호 지음
한국전쟁이 휴전한지 반세기 가까워오지만 맥아더 장군은 한쪽에선 '민족의 구원자'로, 다른 쪽에선 '핵무기를 쓰려했던 전쟁광'으로 기억된다. 이 책은 양쪽 주장 모두 상당한 오류를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은 맥아더의 생애, 한국전쟁 시기 그의 활동을 살피면서 맥아더란 인물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했다. 기독교 신자였던 맥아더는 공산주의를 세계 평화를 해치는 전염병이라고 여겼다. 대응책으로 그는 기독교의 보급과 무력응징을 생각했다. 그래서 맥아더는 제2차대전 전후 자신이 관할하던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등을 기독교 국가로 변모시키고자 노력했다.
책은 후반부에서 한국전쟁 때 맥아더가 왜 한국에 군사 지원을 했으며, 확전을 바랐는지 짚어본다. 적이 제대로 대비하지 않아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절하 받은 인천상륙작전도 북한노획문서 등을 통해 다시 살폈다. 푸른역사ㆍ458쪽ㆍ2만5,000원.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정치도 종교도 결국 헛것" 시스템만이 답이다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지 마라/미하르 슈미트-살로몬 지음
'이데올로기리는 뇌벌레에 감염된 인간에게서도 자기 파괴적인 행동이 발견된다. 인간을 호모 데멘스(광기의 인간)로 퇴화시키는 그 뇌벌레로부터 어떻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까' 과학, 인류학, 윤리학을 연구하는 독일 철학자가 권력이란 문제에 대해 보내는 문제 의식이 독특하다. 저자에 따르면 종교조차도 성스러운 망상이며 현실에서는 오만과 폭력을 낳을 뿐이다. 경제란 짧은 수명의 기계를 경쟁적으로 만들어 내는 시스템에 불과하다. 정치인이란 정책의 실효성이 아니라 여론의 방향과 집단의 이해 관계에 관심을 둘 뿐이다. 문화와 교육이란 치명적인 바보 양산 시스템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래서 도덕적 분개가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대한 분석과 판단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지배 권력 시스템의 모순을 인식해 현실을 타파하자는 것이다. 김현정 옮김. 고즈윈ㆍ224쪽ㆍ1만2,000원.
장병욱선임기자 aje@hk.co.kr
2차대전의 전세 뒤흔든 12가지 사건들
12전환점으로 읽는 제2차 세계대전/필립 M.H.벨 지음
20세기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 할 수 있는 제2차 세계대전을 돌이켜보면 전쟁의 흐름이 연합국의 승리를 결정짓는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생각하기 쉽다. 결국 연합국이 이긴 건 사실이지만 전쟁 당시에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다. 이 전쟁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책은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등에서 전개됐던 제2차 세계대전의 승패를 결정지은 12개의 전환점을 설정, 그것이 전쟁의 향방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 노르망디 상륙처럼 익숙한 사건들부터 테헤란 회담 같은 외교적 계기, 물자 호송 등 경제적 측면까지 전세를 뒤바꾼 결정적 순간들을 정리했다. 황의방 옮김. 까치ㆍ356쪽ㆍ1만8,000원.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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