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의 왕'(EBS 밤 11시)은 로버트 드니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영화다. 심야 토크쇼 진행자인 제리 랭포드(제리 루이스)의 광팬 루퍼트(로버트 드니로)는 우연히 제리를 만나 토크쇼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에 납치까지 저지른다. 결국 뜻대로 오른 무대가 히트를 치면서 그의 인생이 달라진다는 이야기.
로버트 드니로는 자신만의 망상에 빠져 누가 보더라도 짜증스럽고 한심한 짓만 해대는 루퍼트를 잘 소화해냈다. 딱히 감정이 크게 분출되는 장면이 없지만 시종일관 영화에 긴장감이 흐르는 것은 그의 차분하면서도 광적인 출중한 연기가 큰 몫을 한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연출도 볼 만하다. 환상과 현실, 분노와 코미디를 적절히 섞어 자칫 지나치게 무거워질 수 있는 내용을 적당한 속도와 무게감으로 이끌어가는 솜씨가 탁월하다. 제리 루이스나 토니 랜달 등 특별 출연한 실제 연예인의 얼굴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제 'The King of Comedy' 15세 이상.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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