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은 박주영(27ㆍ아스널)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재도약을 노린다.
유럽 축구 여름 이적 시장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 박주영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셀타 비고로의 임대 이적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언론 '파로데비고'는 31일(한국시간) "셀타 비고가 박주영을 1년간 임대 이적하기로 결정했고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는데로 이적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8월 여름 이적 시장 마감을 코 앞에 두고 릴 OSC(프랑스)에서 아스널(잉글랜드)로 방향을 급선회했던 박주영은 EPL에 적응할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한 채'전력 외'에 머물렀다.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박주영을 철저히 외면했다. 그라운드에 나섰을 때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몇 차례 놓치자 벵거 감독은 박주영에게 기회 자체를 주지 않았다. 출전은커녕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도 힘들었다. 아스널에 머문 한 시즌 동안 박주영은 정규리그에서는 1경기에 교체로 출전했고 리그 컵 3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다.
셀타 비고로의 임대 이적은 박주영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현재 박주영에게는 어떤 팀 유니폼을 입고서든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붙박이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셀타 비고로 둥지를 옮기면 아스널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많은 기회를 부여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셀타 비고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하위권 팀이다. 1923년 창단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정규리그와 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은 없다. 2006년 세군다리가(2부)로 강등된 후 하위권을 맴도는 최악의 침체기를 거쳐 지난 시즌 2위를 차지, 6년 만에 프리메라리가에 복귀했다.
2012~1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경기에서는 모두 패했다. 말라가와의 개막전에서 0-1로 졌고 2라운드에서는 레알 소시에다드에 1-2로 패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이아고 아스파스(25)와 호흡을 맞출 공격수를 시험하고 있다. 노장 엔리케 데 루카스(34)가 지난 두 경기에서 최전방의 아스파스를 지원했는데 소시에다드전에서 한 골을 터트렸다. 파코 에레라 셀타 비고 감독은 아스파스와의'시너지 효과'를 노려 전천후 공격수인 박주영을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주영은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섀도우 스트라이커와 윙 포워드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박주영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한국인 첫 골 사냥에 도전하게 된다. 2003년 이천수가 레알 소시에다드 유니폼을 입으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한 첫 번째 한국 선수가 됐고 2005년 이호진이 라싱 산탄데르 유니폼을 입었지만 두 사람 모두 득점포를 가동하지는 못했다.
셀타 비고는 1일 밤 11시 발라이도스경기장에서 오사수나와 2012~1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박주영이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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