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 아버지를 협박한 가해자 아버지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안복열 판사는 자신의 딸을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데 앙심을 품고 피해자의 아버지 김모(41)씨를 협박한 박모(49)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김씨의 직장으로 전화를 걸어 대신 받은 직원에게 "오늘밤에 뒷목에 칼 꽂을 테니 조심하라고 전해"라고 위협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중학생이던 김씨의 딸은 지난해 11월 학교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박씨의 딸을 포함한 학생 6명의 이름을 적은 유서를 남기고 인근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지난 2월 경찰은 김양을 집단적으로 괴롭힌 것으로 알려진 학생 8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학교폭력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담임 교사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은 원래 박씨를 약식기소 했으나 판사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정식 재판에 회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관계자는 "보통 협박죄 벌금은 100만~200만원이나 이번 사건은 특히 죄질이 나쁘다고 평가해 통상보다 웃도는 액수의 벌금을 선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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