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대입 서류에서 누락해서는 안 되는 주요사항에 성폭행 가해 사실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대신 순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절도나 단순 폭행 사건 등은 입건됐더라도 기재 사항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30일 '2014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발표하고, 11월 전형관리 실무위원회에서 대입 서류에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주요사항'의 세부사항을 정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사항'사후 서류심사도 강화
대교협은 2014년부터 입학서류에 주요사항을 누락할 경우, 입학을 취소하고 3년간 모든 대학 지원을 금지하기로 했다. 지적장애 여중생 성폭행 가해 학생이 가해사실을 숨기고 입학사정관제 리더십 전형으로 성균관대에 입학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오성근 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은 "아주 강력한 조치이기 때문에 '주요사항'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며 "성폭행 가해 사실은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절도 등 단순 형사사건은 제외가 유력하며, 11월 중 주요사항의 예시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요사항'은 학교폭력이 아니어서 학생부에 기재할 수 없는 내용이라도 교사 추천서나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에는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대학들은 합격생을 대상으로 사후에 서류심사를 강화해 허위기재, 기재누락 등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대학들끼리 공유하기로 했다. 올해 대입부터 적용할지 여부는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외딴 지역 농어촌 전형 지원자 우대
대교협은 현재 중학교 3학년생부터 적용되는 2016학년도 대입부터 모든 대학의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에 학부모ㆍ학생 거주기간을 6년 이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2014학년도부터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거주기간을 늘린다.
특히 2014학년도부터 농어촌 전형에서 입학사정관 평가를 강화해 도시외곽 농어촌 거주자보다 실질적으로 교육 기반시설이 약한 외딴 농어촌 지역 출신 학생을 우대하기로 했다. 오성근 실장은 "농어촌 아이들을 성적순으로만 뽑으면 도시외곽 출신들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성화고 특별전형은 대학이 모집 전공의 성격에 맞는 고교 기준학과를 발표하기로 했으며, 저소득층 특별전형에는 보건복지부의 '우선돌봄 차상위 가구'도 새롭게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대신 건강보험료 납부 기준으로 일부 차상위 여부를 가리던 것은 폐지된다.
체육특기자 특별전형은 부정입학을 방지하기 위해 전형요소별로 세부 심사 기준을 공개하고 단체 종목도 개인 경기 실적의 반영비율을 확대키로 했다.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도 입학 이후 서류 위변조 같은 부정이 적발되면 입학 무효 등 조치를 하기로 했다.
대교협은 또 대학별 논술 출제 문제는 고사 시행 이후 바로 공지하고, 논술 난이도에 고교 교사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A·B형 반영 여부 11월에 발표
2014학년도 수능은 A형과 B형으로 나뉘어 치러지는 첫 해이다. 대학들은 AㆍB형 반영여부와 수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 등과 같은 세부적인 2014년도 입학전형을 11월에 모두 발표한다. 대교협이 지난 3월 1차적으로 35개 대학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 국어ㆍ수리 등은 문ㆍ이과로 나뉘어 고르게 선택됐지만 영어는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이 어려운 B형을 선택했다. 11월 중하위권 대학들이 영어 A형을 얼마나 선택하느냐에 따라 현 고2학생들의 입시전략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가산점 등을 부여해서 AㆍB형 수험생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을 설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AㆍB형으로 나뉘어도 각각 9등급으로 현 등급체계는 유지된다. 또 표준점수, 백분위도 그대로 제공된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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