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3일째인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탬파는 폴 라이언 하원의원에게 열광했다. 오후 들어 전당대회장인 탬파베이 타임스포럼에 굵은 소나기가 두 차례 내렸지만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밤 10시 30분 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 나선 라이언은 4년 전 부통령 후보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와 분명 달랐다. 라이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저격수였다. 그에게 오바마는 지난 4년 동안 길을 잃고 이리 저리 뛰어다니기만한 지도자였다. 그는 "오바마가 남긴 것은 두려움과 분열뿐이며 오바마는 자신이 초래한 부채문제를 피한 채 선동만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런 오바마를 '어제의 바람으로 항해하려는 배'에 비유하며 세대교체론을 주장했다. X세대인 그는 "우리 세대의 사명은 미국이 우리에게 준 것을 우리의 자녀에게 넘겨주는 것"이라며 오바마를 흘러간 세대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이 이제 '턴어라운드'해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며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그 적임자로 제시했다.
위스콘신주에서 온 42세 젊은 정치인의 말에 전당대회장은 밤 늦게까지 달아올랐다. 뉴욕타임스는 "청중이 오바마에 대한 공소장을 청취했다"고 썼고 다른 언론들도 "지속성이 가장 강한 오바마 비판"이라고 그의 연설을 평가했다.
또 하나의 주목할 사건은 콘돌리사 라이스의 현실정치 귀환이었다. 백인 위주의 전당대회에서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흑인 라이스의 인기는 여전했다. 취재진은 강경 보수 연사들과 구별되는 온건주의자의 출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라이스는 공화당이 모든 형태의 낙태 금지를 정강으로 채택한 것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낙태를 공개 찬성, 정통 공화당 진영과 거리를 둔 인물이다. 하지만 롬니에게 라이스는 무당파와 여성을 자극하기 위해 꼭 필요한 카드다. 이런 롬니를 위해 연단에 선 라이스에 대해 언론은 그가 정치 복귀의 의지를 보였다고 해석했다.
라이스는 부시 정부의 미국 예외주의를 다시 꺼내면서 외교의 보수 회귀를 주문했다. 그는 "미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미국이 세계를 리드해야 한다"면서 "세계를 뒤에서 리드할 수는 없다"고 오바마의 외교 전략을 비판했다. 4년 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연설에서 "(시리아 반군과 같은) 해외의 자유 전사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오마의 외교정책을 성토했다. 롬니는 30일 대선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서 강한 미국을 위한 플랜을 공개할 예정이다.
플로리다주)=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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