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국제도서전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 중국국제전람중심신관에서는 30일 한국문학번역원 주최로 한중 작가교류 첫 행사가 열렸다. 한중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올해 주빈국으로 초청된 한국이 마련한 주요 행사 중 하나다.
행사장에서는 소설가 김영하, 정이현과 을 쓴 중국 작가 쉬쿤이 먼저 자신의 소설을 낭독했다. 100여명의 청중은 작품 해설과 한국과 중국의 인터넷 세대 혹은 젊은 도시남녀들의 풍속도와 사랑의 방식에 대해 작가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경청했다. 이 행사는 9월 2일 도서전 폐막일까지 한국작가 13명(박형준 김선우 이문열 김인숙 은희경 성석제 김애란 김연수 황동규 황석영 황선미)과 중국작가 7명(왕쟈신 진런순 수팅 류전윈 차오원쉬엔 판샹리)이 참여해 모두 7차례 열린다.
이번 도서전에 참가한 한국 출판사들은 저작권 수출 계약이 지난해의 2배를 넘는 등 적지 않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집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틀 간 저작권 수출 계약 규모는 900여건에 850만달러(100억원ㆍ추정). 상담건수도 4,000건으로 지난해(1,400건)에 비해 급증했다. 아동도서, 학습서, 한국어 교재, 실용서 계약이 활발했다. 한류 열풍을 입증하듯 출간 전인 K팝스타 관련 책도 10만달러가 넘는 금액에 계약돼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정작 한국 문화를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문학 작품 판권 계약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경숙의 의 경우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중국만은 예외다. 박목월, 정지용, 오정희, 양귀자 등의 작품이 중국에 출간돼 있지만 한국 문학작품은 일본 소설에 비해 호응이 낮은 편이다. 난징사범대출판사 저우하이종 부사장은 "중국 출판계에서 소설 시장이 위축되는 여파도 있겠지만 번역된 한국문학 서적이 워낙 적고 중국인의 관심을 끌 전략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서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번역자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번 베이징도서전 주빈국 행사를 주도한 출협은 정부에서 8억원의 예산지원을 받았다. 기대했던 금액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가 출판을 홀대한다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주빈국 집행위원장인 최선호 세계사 대표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행사 때 예산이 130억원이었다"며 "도서전 임차료밖에 안 되는 돈을 지원 받아 대형출판사와 인터넷서점 등의 도움으로 어렵게 행사를 꾸렸다"고 말했다.
베이징=글ㆍ사진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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