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팔도 프로야구는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이미 최소 경기인 419경기 만에 600만 관중을 돌파하면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지독한 '홈런 가뭄'이다.
밤 하늘을 가르는 홈런포는 야구의 볼거리다. 그러나 올해는 30일 현재 423경기에서 499홈런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홈런은 1.18개. 이는 1993년(경기당 1.10개) 이후 20년 만에 가장 적은 홈런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를 따져봐도 역대 5번째에 해당된다. 역대 최저 홈런은 1987년 경기당 1.01개다.
스플리터와 체인지업의 득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투고타저'의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좁혔다. 투수보다는 타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홈런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지금 페이스라면 올해 홈런왕도 30개를 넘기기 힘들 전망이다. 현재 홈런 1위는 24개의 아치를 그린 박병호(넥센)다.
홈런수가 줄어든 이유는 국내 투수들의 주무기가 변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에는 좌우로 휘는 변화구를 구사했지만 이제는 종으로 떨어지는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지고 있다.
윤석환 SBS ESPN 해설위원은 "예전에는 변화구를 구사하더라도 슬라이더와 커브가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투수들이 스플리터와 서클 체인지업을 던진다. 올해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대세다. 아무래도 타자들 입장에서는 큰 것을 치기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거포들의 동반 부진
홈런타자들의 동반 슬럼프도 '홈런 실종'의 원인이 됐다. 올해는 유독 각 팀의 중심타자들이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시원한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KIA는 김상현과 최희섭이 부진하면서 팀 최소 홈런(40개)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김상현은 7경기에서 1홈런, 최희섭은 80경기에 7홈런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삼성)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13홈런을 터뜨렸지만 아직까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13시즌이나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던 '두목곰' 김동주(두산)도 올해는 2홈런에 그칠 정도다.
여기에 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를 이끌었던 박병호와 강정호(넥센) 등도 주춤하면서 '홈런 가뭄'은 계속되고 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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