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29일 1,0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로써 이동통신 3사가 각각 1,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1,000만 가입자의 의미는 대단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 98개 이동통신사 가운데 가입자 1,000만 명이 넘는 곳은 35개뿐입니다. SK텔테콤과 KT에 이어 LG유플러스도 세계 35위 안에 들었다는 뜻이지요.
여기까지 오는데 LG유플러스는 14년10개월이 걸렸습니다. 아직 국내 3사 중에선 '꼴찌'이지만, 그래도 1,000만 고지를 넘어섰다는 건 회사 입장에선 큰 개가가 아닐 수 없지요.
그 동안 LG유플러스는 꼴찌라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의 '비대칭규제'도움을 받았습니다. 비대칭규제란 특정업체의 독주를 막아 이동통신사들이 균형성장을 하도록 선두업체에 엄한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고, 후발업체는 배려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지난해 LTE 주파수를 경매할 때, SK텔테콤과 KT는 치열한 싸움을 했던 반면 LG유플러스는 방통위 배려로 황금주파수인 2.1㎓를 단독 낙찰받을 수 있었지요. 또 상호접속료와 전파사용료도 상대적으로 싸게 내고 있습니다. 이런 게 다 비대칭규제인 것입니다.
바로 여기서부터 LG유플러스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게 되자, 다른 이동통신사들에서 "그 정도 컸으면 이제 비대칭규제를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평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LG유플러스는 LTE에선 KT를 제치고 2위를 달리고 있는데, 다른 이동통신사들로선 이런 LG유플러스가 계속 '꼴찌에 대한 배려'를 받고 있는 게 못마땅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비대칭규제 철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도 "가입자 숫자는 좀 늘었지만 3사 시장점유율은 달라진 게 없다. 비대칭규제는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며 논란에 쐐기를 박고 나섰지요. 행여라도 1,000만 가입자 달성의 축포가 비대칭규제 철폐의 부메랑으로 돌아오지나 않을까 가슴을 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연 비대칭규제 권한을 쥔 방통위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