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괴사를 유도하는 단백질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 찾아냈다. 송채환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팀은 29일 “마코린 원(MKRN1) 단백질이 암세포의 세포사멸을 활성화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반 세포는 늙으면 스스로 사멸한다. 반면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긴 암세포는 죽지 않고 끊임없이 분열하면서 계속 성장한다. 그래서 세포사멸에 관한 암세포의 저항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항암치료의 중요 과제였다.
최근 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파드(FADD) 단백질. 이 생체물질은 세포사멸물질을 활성화해 늙은 세포를 죽게 만든다. 그러나 FADD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또 다른 단백질인 MKRN1이 여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유방암, 자궁암 등을 앓게 한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MKRN1의 발현을 억제하면 FADD의 양이 증가했고, 종양(암세포 덩어리)이 더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31일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송 교수는 “기존 항암치료는 암세포 주변에 있는 정상세포까지 죽여 머리가 빠지는 등 부작용이 심했다”며 “MKRN1 단백질을 잘 조절할 수 있다면 향후 유방암, 자궁암 등 항암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