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차기전투기(F-X) 후보 기종인 미 록히드마틴사의 F-35A를 원격계측 방식으로 평가하게 해달라는 우리 측 요구를 받아들였다. 총 7회의 추적비행 평가도 허용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29일 "미 국방부가 원격계측 장비와 추적기로 F-35A를 시험 평가하는 것을 수용한다는 서한을 어제 우리 공군 F-X시험평가단장에게 보내왔다"고 밝혔다. 다만 원격계측 자료 공개가 비행 중 실시간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미국 측이 축적해둔 기존 계측 데이터 가운데 우리 측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부분을 현지에서 열람ㆍ확인하고 반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자료 공개 방법이나 범위 등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격계측은 전투기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전투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할 때부터 착륙할 때까지 모든 비행기록을 지상 계측장비로 측정, 주요 성능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방식이다. 미 측은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우리 공군 평가단의 F-35A 현지 시험평가를 불과 보름 앞두고 이를 수락했다.
미 측은 또 당초 2회만 허용하겠다는 추적 비행 횟수를 우리 요구에 맞춰 7차례로 확대하는 데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 측은 "우리 측의 지속적 요구 사항이 관철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미 측은 그러나 우리 공군 조종사가 직접 탑승하는 비행 테스트 요구는,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F-35A에 외국인을 태울 수 없다는 미군 규정을 들어 허락하지 않았다. F-X 입찰에서 록히드마틴과 경쟁 중인 미 보잉(F-15SE)과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ㆍ유로파이터)은 우리 공군 조종사에게 실제 비행 테스트 기회를 부여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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