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달 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의장국인 러시아에 전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 당국자는 지난달 중순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표단 참가 의향을 러시아에 전달했다. 북한은 자국과 가까운 러시아에서 회의가 열리는데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_북한_한국을 연결하는 가스 파이프라인 구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북한과의 실무관계를 강화하고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북측의 참가 요청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APEC 회원국은 올해 의장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호주, 캐나다, 베트남 등 21개국이며 북한은 회원국이 아니다. APEC 정상회의, 각료급회의, 고위급회의에는 비회원국의 참석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한다면 옵서버 자격으로 워킹그룹이나 전문가회의, 민관합동회의, 워크숍 등 낮은 수준의 협의로 참관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에너지 안전보장 문제를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다룰 예정이다. 러시아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극동 아시아의 투자를 확대하고 블라디보스토크를 투자의 중심지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이타르타스 통신은 러시아 외교 소식통이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참가)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APEC 규정상 회원국이 아닌 나라가 회의 참석을 원하면 모든 참가국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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