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여직원이 1년 동안 30억원이 넘는 고객 돈을 횡령해 주식투자에 탕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고객 예치금을 빼돌려 주식투자로 탕진한 우리은행 차장 최모(39)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2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서울 마포구 신촌지점에서 근무하던 2010년 6월 고객 A씨가 정기예금으로 맡긴 2억5,000만원 중 1,000만원만 입금하고 나머지는 지인들의 차명계좌로 분산이체하는 등 서울과 경기 고양시의 지점에서 근무한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고객 6명으로부터 13차례에 걸쳐 31억950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최씨는 정상거래 내용을 임의로 출력해 통장에 오려 붙이는 수법으로 고객들을 속였지만 은행 간부라 별다른 의심을 받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1년간 계속된 최씨의 범행을 사전에 막지 못하다 뒤늦게 감사를 통해 파악했다. 은행 측은 최씨를 대기발령하고 올 7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빼돌린 돈을 주식투자로 다 써버려 회수한 돈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고양=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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