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은퇴 후에도 높은 주택 소유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임박한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대량은퇴가 본격화하더라도 주택가격 하락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주택산업연구원의 ‘베이비붐 세대 주택수요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세대의 은퇴시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주택취득 성향은 여전히 높았다. 2010년 국토해양부의 ‘주거실태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세대(49~57세)의 자가비율은 59%이고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이상 거주비율은 24.5%였다. 반면 이미 은퇴한 세대(58~67세)의 자가비율은 72%, 중대형 거주비율은 27.8%로 더 높았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은퇴가 본격화하면 보유주택 처분으로 인한 매물 증가로 주택가격 하락과 장기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가설과는 배치되는 결과다. 김찬호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는 은퇴 후 노후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주택을 처분하고 임대로 전환하거나 주택규모를 줄이는 것이 일반적 패턴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베이비붐 세대는 주로 부동산으로 재산형성을 경험한 세대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다른 세대에 비해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 주택매각 대신 노후 생활자금 확보를 위한 주택자산의 활용에 관심이 높았다.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는 임대나 역모기지 등을 통해 자산을 유동화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시장 침체에도 임대수익형 부동산, 단독주택 등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것도 이런 베이비붐 세대의 성향이 부동산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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