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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강제병합 102년/ 과거사 참회하는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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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강제병합 102년/ 과거사 참회하는 독일

입력
2012.08.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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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2차 세계대전 희생자 추모비 앞. 2차 대전 때 나치가 유대인 40만명을 학살한 현장이었다. 헌화를 하던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콘크리트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고개를 숙이고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일부 독일 국민들은 등을 돌렸지만 전세계인들은 브란트 총리의 진정성에 감동했고 독일은 비로소 전범국 멍에를 벗었다.

이후 독일의 총리와 대통령은 매년 국회 연설을 하거나 희생자 추모비를 직접 찾는 방식으로 참회하며 반성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나치 전범의 공소시효를 없애 현재까지도 재판에 회부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 폴란드 등 피해국은 물론 개인의 청구권도 인정함으로써 지난해까지 총 614억 유로(85조원)에 이르는 배상금을 지불했다.

독일의 젊은이들은 객관적 역사 교육을 통해 선대의 잘못을 되새기고 있다. 역사 교과서의 30%는 나치의 전범행위로 채워져 있고, 2차 대전 당시 적국이던 프랑스와 공동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정부는 수도 베를린 중심부에 유대인 추모 공원을 조성하는 등 만행의 현장을 보존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독일 지도자들은 과오를 인정하며 용서를 구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1985년 리하르트 폰 바이츠재커 서독 대통령은 패전 40년 기념행사에서 "과거에 눈을 감는 자는 현재에도 맹목이 된다"며 깊은 사죄를 했다. 같은 해 일본의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총리가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2004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노르망디 상륙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연합군 병사들은 자유를 위해 비싼 대가를 치렀고 독일군들은 유럽을 압제하려는 살인적 시도 때문에 숨졌다"고 말했다. 호르스트 퀼러 독일 대통령은 2005년 이스라엘 의회 연설에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겸허하게 머리를 조아린다"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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