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주택시장에 오랜만에 밝은 소식이 들려왔다. 하반기 수도권 주택시장 향방의 가늠자로 여겨져 온 송파 위례신도시 민간 분양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고,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견본 주택에는 3일 동안 4만여명이 몰리는 등 성황을 이뤘다. 이들 두 곳이 인기를 끈 이유는 부동산의 기본적 상품성인 ‘뛰어난 입지’와 ‘저렴한 분양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반적인 주택 경기 침체에도 상품성만 있다면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평범한 진리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위례, 뛰어난 강남 접근성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시 및 하남시 3개 행정구역에 걸친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권을 반달 모양으로 둘러싸는 신(新) 강남벨트의 중심에 위치한다. 신 강남 주거벨트는 하남 미사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출발해 위례신도시, 강남(세곡)ㆍ서초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이어진다. 이중 위례신도시에는 총 670만여㎡에 4만3,000여 가구가 들어서는데 이미 조성된 분당이나 판교신도시보다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에 가깝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이 차로 15~20분이고 서울지하철 8호선 복정역을 이용하면 잠실역까지 여섯 정거장 거리다. 게다가 주변 지역에 비교해 분양가가 싸다. 위례신도시에서 민간 건설사로는 제일 먼저 분양한 대우푸르지오의 3.3㎡당 분양가는 1,810만원대. 지난달 3.3㎡당 아파트 가격이 잠실 평균 2,192만원, 판교는 2,426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위례신도시 분양가가 인근보다 3.3㎡당 300만~600만원쯤 저렴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대우푸르지오는 분양 물량 549세대 모두 전용면적이 106㎡ 이상의 중대형이었지만 청약률이 5.3대 1을 기록했다. 위례신도시 왼쪽에 위치한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는 2015년 서울동부지검과 서울동부지법 등이 이전하면서 법조타운이 형성되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 2015년 완공되는 수서발 KTX역사가 예정돼 있고 역세권 개발도 논의 중인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은 “2기 신도시 11곳 중에서 강남권에 위치한 유일한 신도시라는 점이 위례신도시의 최대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위례신도시 4만3,419가구, 하남미사지구 3만6,989가구 등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는 점은 시장에 부담으로 남아 있다.
동탄2, 중소형 위주 저렴한 분양가
지난주 5개사가 동시 분양에 들어간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4,103가구 물량은 모두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으로 실수요층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이번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분양가격을 동탄1신도시 평균 매매가격인 3.3㎡당 1,050만~1,200만원 보다 낮은 1,007만~1,042만원으로 책정해 150만원 가량 저렴하다. 동탄2기 신도시가 이처럼 저렴한 분양가와 중소형 물량을 앞세워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24∼26일 동시분양 5개사 견본주택 행사에 4만5,000여명이 둘러보고 갔다. 일부 실수요자들은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 아래로 결정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이다.
여기에 건설사들이 중소형에도 4베이, 방 5개를 배치하는 효율적인 공간 구성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동탄2신도시가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까지 차량으로 40∼50분 가량 걸리는 등 서울에서 멀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 화성시와 인근 수원시에 직장이 있는 세대에게는 출퇴근이 편리한 반면 서울로 왕래하기는 다소 부담스럽다. 부동산114 김은진 과장은 “2015년 완공될 KTX동탄역 인근 단지와 전용면적 60㎡ 이하의 경우 청약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수도권 부동산 수요 위축과 서울과의 먼 거리를 감안하면 청약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28일부터 청약접수에 들어갔고 나머지 4개사도 30일 청약을 접수한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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