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년 들어 서해로 북상하는 태풍이 갑자기 왜 잦아진 것일까.
기상청에 따르면 1981년부터 현재까지 30여 년간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친 태풍은 모두 99개. 이 가운데 서해로 북상한 태풍은 모두 11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3년 동안 곤파스 메아리 무이파 카눈에 이어 볼라벤까지, 절반에 가까운 5개의 태풍이 서해북상 항로를 택했다. 90년대 이전 20년 동안 서해 북상 태풍은 불과 4번밖에 없었다.
원래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서해안으로 진입하면서 곧장 우회전해 중ㆍ북부 지방을 관통하거나 남해상으로 들어와 관통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경로 패턴이다.
근년 들어 태풍의 서해 북상이 잦아진 데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형태와 위치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력이 한풀 꺾이면서 한반도 상공을 경계로 수축과 확장을 반복할 때 태풍이 그 가장자리를 타고 북상할 때 태풍의 서해 북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화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8월 중순 이후 태풍은 평균적으로 북위 30도 부근을 지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계를 따라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계가 우리나라 서해 부근에서 남북으로 뻗어 있을 때 태풍이 지나갈 경우 이런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해북상 경로가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잡을 지에 대해선 기상 전문가들도 아직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라는 변수에 따라 태풍경로가 정해지기 때문에 매해 반복되리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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