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 파행이 하루 만에 봉합 국면에 들어갔지만, 모바일 투표가 친노(親盧) 진영에 플러스 알파의 이득을 주는 방식이라는 비문(非문재인) 후보 진영의 불만은 가시지 않고 있다.
문재인 후보가 제주, 울산 경선 결과 57.3%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긴 했으나 모바일과 현장 투표(투표소투표+순회투표) 득표율은 꽤 차이를 보인다. 문 후보는 모바일 투표에선 전체 2만8,443표 중 1만6,420표(57.7%)를 얻었으나 현장 투표에서는 1,167표 중 554표(47.4%)를 획득했다. 10% 포인트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논란이 된 제주 경선에선 문 후보가 모바일 투표에서 60.4%의 압도적 득표율을 보였다.
이는 문 후보가 전자 기기에 친숙한 젊은 세대와 정치 세력에 지지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란 게 비문 후보 진영의 주장이다. 실제 친노 단체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대표적인 조직으로 꼽혀 왔다. 친노 진영의 좌장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지난 6월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당시 후보에게 지역 현장 투표에서 계속 뒤지다가 막판 모바일 투표에서 대역전승을 거뒀다. 당시 일반 민심과 괴리된 '모발심(心)'이 승패를 갈랐다며 모바일 투표가 특정 세대와 세력을 과다 대표할 수 있는 허점이 현실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문 진영은 이번 경선에서도 결선 투표 여부가 '모발심'에 달렸다며 속을 끓이고 있다. 문 후보가 여론조사상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바일 투표를 통해 실제 민심 이상의 표를 얻음으로써 아예 결선 투표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문 진영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문 후보가 모바일에서 우위를 보이는데, 모바일 경선 규칙마저 문 후보에게 유리하게 짜여져 이번 파행 과정에서 불만이 폭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후보 측 진선미 의원은 이날 "모바일 투표는 특정 후보의 유불리와는 무관하다"며 "모바일 투표에서 마치 불공정이 있었던 것처럼 비치는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 측 이목희 공동선대본부장도 "모바일 투표를 통해 선거인단 참여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제주 울산 경선이 일반 여론조사의 민심과 비슷하게 나온 것"이라며 비문 진영의 주장을 일축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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