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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서 보듯… "한국 견제" 장벽 높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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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서 보듯… "한국 견제" 장벽 높아간다

입력
2012.08.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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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견제가 심해지는 걸 확연하게 느낍니다. 관세 같은 보이는 장벽보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보호주의 분위기가 더 큰 위협이지요."

한 국내 대기업의 해외담당 임원은 최근 글로벌 시장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글로벌 불황한파 속에 '신보호주의'의 역습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침체가 심화되면 자국산업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원래 커지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한편에선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국경 없는 자유교역이 확대되고 ▦다른 한편에선 보호와 규제 움직임이 심화된다는 점에서 과거의 보호주의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 대상도 무역, 기술, 자원 등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 현대차 LG 포스코 등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들이 각국 신보호주의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2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한국기업이 세계 각국에서 각종 수입규제조치로 조사받고 있는 건수가 총 17건에 이른다. 과거엔 연간 10건 미만이었지만 작년 16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지금 추세라면 20건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미국 법원 배심원들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소송에서 일방적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준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들어 미국에선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 등 국내 냉장고ㆍ세탁기 제조업체에 대한 반덤핑 제소가 잇따랐다. 한 관계자는 "미국 최대 백색가전업체인 월풀이 한국회사에 시장을 빼앗기자 제소를 한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 소송 평결도 그렇고 현지에선 '미국기업을 지키자'는 정서가 강하다"고 말했다.

유럽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프랑스정부는 FTA체결 이후 판매가 급증한 현대ㆍ기아차에 대해 수입규제를 EU에 요청했는데, 프랑스 자동차업체를 보호하려는 조치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보호주의 장벽은 무역뿐 아니라 기술, 자원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포스코는 각각 미국과 일본에서 특허 및 기술소송에 휘말려 거액배상판결을 받았는데 이 역시 한국기업에 대한 견제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고, 현 글로벌 위기국면에서도 유일하게 시장을 넓혀가는 기업인 만큼 견제는 앞으로 더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병화 지식경제부 수출입과장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선진국이나 신흥국 할 것 없이 자국시장과 기업 보호를 위한 방어 조치들을 일단 가동하고 보는 분위기"라며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철저한 동향파악과 적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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