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시장에서 이른바'제3 와인'이 뜨고 있다.
와인 하면 구대륙을 대표하는 프랑스산이나 신대륙의 미 캘리포니아산, 칠레산이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 하지만 최근 국내 시장에서 변방에 머물던 스페인,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제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국내 시장이 개방되면서 새로운 품종과 맛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와인 수입량은 1706만병(750㎖)으로 전년 동기 대비 5%가 늘었다. 이중 스페인산 와인은 355만병으로 3% 증가했는데 판매금액으로 보면 무려 23% 급증한 수치다. 남아공산과 아르헨티나산 역시 각각 30%(39만병), 29%(36만병)씩 증가했다. 반면 441만병으로 1위에 오른 칠레산은 전년과 같은 수준이고 프랑스산도 3% 증가에 그쳤다.
사실 국내에 소개될 기회가 없었을 뿐 세계 시장 차원에서 보면 제 3와인은 이미 확고히 뿌리를 내렸다. 스페인의 와인생산은 전세계 생산량 3위권이고 아르헨티나는 5위, 남아공은 9위다. 업계 관계자는 "와인 하면 프랑스가 생각하지만, 한국에 와인을 수출하는 나라는 58곳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다"며 "현재 소비자들은 품질이 검증된 세계 10위권 이내 국가의 제품으로 기호를 넓혀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것도 제 3 와인이 인기를 끄는 이유 가운데 하나. 같은 품종의원료를 사용해 맛과 품질이 비슷하지만, 생산비가 저렴한 데다 시장에 덜 알려진 탓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샤르도네라는 포도품종으로 만든 아르헨티나 와인 '오크 캐스크 샤르도네'와 남아공의 '니더버그 와인마스터즈 리저브 샤르도네'는 각각 수입가 기준 3만,5000원, 2만5,000원인데, 이는 비슷한 풍미의 프랑스산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제 3와인 국가들이 최근 해외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벌이고 있는 점도 또 다른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그 동안 내수시장에 집중해 오던 아르헨티나는 지난해부터 매년 4월 전 세계 40개 도시에서 프로모션행사인 '말벡 월드데이'를 열고 있고, 남아공도 2010 월드컵을 계기로 유럽을 발판 삼아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