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제주와 울산 경선에서 연달아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며 2위권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기는 했지만 영 속이 편하지만은 않다. 비문(非 문재인) 후보들이 경선 룰의 불공정성을 문제 삼아 한동안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 등 파행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27일 경선 정상화의 모양새는 갖췄지만 세간에서는 문 후보를 '빛 바랜 1등'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문 후보 캠프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여기에다 비문 후보들이 경선 불참 명분으로 삼았던 모바일 투표의 무효 표 문제가 대부분 근거 없는 주장으로 밝혀지면서 더욱 억울해 하는 분위기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경선 불참 소동만 없었으면 두 곳의 압승을 바탕으로 기세를 몰아 전국적으로 '문재인 붐'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면서 "비문 후보들의 공세에 대해 당 지도부와 선관위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문 후보만 손해를 보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10년 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제주와 울산 경선의 합산 1위를 바탕으로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었다.
문 후보 측은 차제에 이미 치러진 경선 결과의 각종 데이터를 모두 공개하자고 주장하면서 비문 후보들을 압박하고 있다. '투표 방식만 제대로 됐다면 제주 판세가 완전히 바뀌었을 것'이라는 비문 후보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된 만큼 더욱 이들을 코너에 몰아붙여 우위구도를 확고히 하자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향후 순회 경선부터는 다른 후보들이 일절 경선 룰과 관련한 억지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밀어붙여 문재인 대세론을 다시 확산시켜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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