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난하는 공연으로 일부 멤버가 체포된 평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 중 체포되지 않은 2명이 러시아를 탈출했다.
이 그룹은 26일 트위터를 통해 멤버 5명 중 유죄 판결을 받은 나데즈다 톨로콘니코바(22), 마리아 알료히나(24),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29)를 제외한 나머지 2명이 해외로 망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알렸다.
푸시 라이엇은 대선 유세가 한창이던 2월 크렘린궁 인근의 러시아 정교회 구세주 성당에서 복면을 쓰고 "성모 마리아여, 푸틴을 쫓아내주소서"라는 노래를 불러 정계와 교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러시아 경찰은 공연 당시 멤버들이 쓴 복면 때문에 신원을 파악하지 못해 이중 3명만 검거해 징역 2년 형을 선고했다. 러시아 당국은 20일 붙잡히지 않은 멤버 2명을 검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푸시 라이엇은 이날 멤버 2명이 "위험에 처해 탈출을 감행했다"며 "시위를 계속하기 위해 전세계 여성 멤버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어디로 망명했는지를 밝혀지지 않았다. 붙잡힌 톨로콘니코바의 남편 표트르 베르질로프는 탈출한 멤버들이 "러시아 경찰의 손이 닿지 않는 안전한 곳에 있다"며 "러시아와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라고 말했다.
푸시 라이엇의 변호사 마르크 페이긴에 따르면 푸시 라이엇을 거쳐 간 단원 수는 20~30명에 달한다. 페이긴 변호사는 "(망명한) 멤버들이 위험해질 수 있어 그들과 연락을 취하지는 않았다"며 "앞서 체포된 멤버 3명도 러시아를 떠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했다면 (공연의) 정치적 의미가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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