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김재우(68) 방송문화진흥회 전 이사장이 연임됐다. 단국대 표절의혹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조건부로 선출됨으로써 그 결과에 따라 다시 한번 논란이 격화할 전망이다.
방송문화진흥회는 27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재우 전 이사장을 연임키로 했다. 한 참석자는 "야당 추천 이사들이 논문 표절에 대한 단국대의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결정을 유보하자고 맞섰으나 김 이사장이 '결과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오늘 표결 처리했다"고 말했다. 표결결과는 찬성 6표, 반대 3표로 여당 이사들은 찬성, 야당 이사들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박사학위 논문 표절, 공금유용 의혹 등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학술단체협의회는 23일 김 이사장의 2005년 단국대 박사학위 논문 '한국주택산업의 내장공정 모듈화에 관한 연구'에 대해 "총 116쪽 중 절반이 넘는 66쪽에 걸쳐 베끼기, 짜깁기, 무단게재 등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표절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단국대는 표절 논란에 대해 연구윤리소위원회를 구성, 9월 말쯤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언론과 방송에 문외한인 사람이 방문진 이사장을 3년 동안 했다는 사실 자체도 경이로운 것"이라며 "논문에 대해서는 학술단체협의회가 심각한 표절이라고 판정을 내렸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이사도 (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8기 방문진 이사장이던 2010년 11월 업무용 차량의 내구연한(5년)이 2년 남았는데도 월 리스료가 두 배 가량 비싼 차종으로 교체했고, 아침 운동 등 개인적인 일에 관용차를 무분별하게 사용했다. 업무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법인카드를 휴일에 식당, 백화점, 호텔에서 사용하거나 평일에 골프장 이용요금을 결제하는 등 부적절하게 사용한 흔적도 드러나고 있다.
MBC 노조는 김 이사장 연임에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을 연임시켰다는 것에 대해 방문진 이사들의 자질과 양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이 국장은 그러나 "MBC 정상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인 만큼 이사들은 김 사장 해임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남 마산 출신인 김 이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대 중반까지 30년 가까이 삼성물산에서 일했고, 2010년 5월 중도사퇴한 김우룡 전 이사장의 뒤를 이어 방문진 이사장에 선출됐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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