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의 부진은 경기침체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성숙단계에 접어든 산업 특성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최인방 한국은행 조사국 과장 등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우리처럼 중위 규모의 국토와 인구를 가진 선진국은 국내총생산(GDP)대비 건설업 비중이 1970년대 초반까지 대체로 상승세를 보이다 이후 점차 비중이 축소되는 역U자 형태를 띄었다”며 “우리도 1인당 국민소득(불변가격 기준)이 1만5,000~2만달러 범위에 도달하면서 건설업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건설업이 구조적 성숙단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들을 제시했다. 우선 건설 수요 감소.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2008년 100%를 넘어, 지난해 현재 102.3% 수준에 도달했다. 사회간접자본시설의 대표적 지표인 도로연장 증가율(1900년대 전반기 5.5%→2006년 이후 5년간 0.6%)은 크게 둔화했다. 도로포장 증가율은 2000년대 이후 80% 안팎에 그치고 있다.
반면 고령화와 인구감소 영향으로 가구증가율은 현재 1.9%에서 2020년이면 1.2%로 낮아진다. 베이비붐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는 전반적인 소득창출 능력을 저하시켜 신규주택 건설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일본 등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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