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애플간 소송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애플의 독주가 시작됐다"는 평가에서부터 "앞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애플세(apple tax)를 물어야 할지 모른다"고 우려까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삼성의 주요 제품이 미국 내에서 판매 금지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애플로서는 최상의 결과"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애플 제품과 더 구별되게 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득 될 게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들이 애플에 특허사용료로 '애플세'를 물게 돼 제품의 다양성 감소와 가격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고, 시장조사기관 IDC의 알 히와 연구원 역시 "앞으로 대규모 애플세로 인해 휴대폰 가격이 더 비싸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의 스마트폰처럼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스마트폰이 이미 시장점유율에서 애플의 '아이폰'을 추월한 상태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이번 판결이 다른 IT 업체를 겁주고 결과적으로 기술이나 제품의 발전에 장애가 돼 소비자 선택권을 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플의 '홈그라운드'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IT 전문매체 씨넷은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애플 본사에서 불과 10마일(16킬로미터) 내에 있다"며 "(이번 평결을 한) 배심원들도 대부분 실리콘밸리 안팎 출신"이라고 분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댓글에선 '역풍'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혁신의 상징으로 불리던 애플이 IT분야의 혁신을 가로막는 존재가 됐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한 네티즌은 "4개의 바퀴와 큰 앞 유리가 있는 자동차를 먼저 만든 포드는 GM을 고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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