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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꿈나무들 "나는야 앱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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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꿈나무들 "나는야 앱 개발자"

입력
2012.08.2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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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경기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중소기업연수원. 오후 5시30분이 되자 식당에 100 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전수열(18)군은 "긴장이 돼서 아침부터 소화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별한 사람과 첫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들을 이곳에 뽑아준 사람이자 앞으로 두 달 남짓 길잡이 돼줄 이른바 '멘토'다.

같은 시각 이 건물 3층에선 회의가 열리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틱톡'을 개발한 김창하 매드스마트 대표를 포함해 전문개발자 20명이 모였다. 이들은 심사위원이자 멘토들이다. 이달 중순 40개 팀을 최종 선발하고 각자 두 팀씩을 맡기로 했다. 변승환 몬스터게임즈 대표는 "심사위원들끼리도 괜찮은 팀을 뽑으려는 경쟁이 치열했다"며 "우리도 사실상 첫 만남이라 설렌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오디션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SK플래닛이 손을 잡고 진행중인 '특성화고 앱 개발 경진대회'다. 연예계의 유망주를 발굴하듯, 한국의 스타개발자가 될 IT 꿈나무를 선발하는 자리다. 총 상금은 8,300만원에 이르고 수상자에겐 해외연수의 기회가 주어진다. 올해는 2회째 행사다.

지난 1회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 중 선린인터넷고 참가팀은 이미 창업에 성공하고, 대부분 참가자들이 크고 작은 IT기업에 취업했다. 성과가 컸던 만큼 올해는 전국 240개팀 800명이 참가해 작년보다 두 배가 늘었다. 4월부터 1~2차에 걸친 심사가 이뤄져 최종 40개 팀 144명이 지난 20일부터 4박 5일간 이곳에서 합숙 캠프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모두 고등학생인데 학교나 페이스북, 카페 등을 통해 4명의 팀을 꾸렸다. 디자인과 개발, 기획 등 각자 역할이 다르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임병찬(17)군은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여기 와보니 미친 아이들이 정말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임 군은 중학교시절 게임 기획자라는 꿈을 세웠다. 내신성적도 좋고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지만, 결국 특성화고에 진학해 동네에서 유명해졌다.

광주에서 온 윤소희(19)양은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 유망주 캠프에 다녀올 만큼 경력이 간단치 않다. 윤 양은 "여기 와보니 대단한 친구들이 많아 경쟁심도 생기고 서로 아이디어를 보완해주는 등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0대들이 이용하는 화장품의 세일 기간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뷰티팡팡'을 기획해 대회에 참가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했다는 김가희(19)양은 "이곳에 오면 나이도 비슷하고 관심분야가 같아 쉽게 친구가 된다"며 "경쟁보다 사람을 얻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에 대해 묻자 "급변하는 IT업계에 10년 후를 물어보는 것은 우문 아닌가"라며 "어디서든 훌륭한 개발자가 돼 있을 것"라고 말했다.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전수열 군은 이미 'JOYFI'라는 1인 기업을 만들어 활동중이다. 그는 "IT개발자가 되기 위해 굳이 대학에 갈 필요는 없는데 입시에만 매달려 살아야 하는 환경이 답답했다"며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교육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멘토와 첫 만남을 가진 이들은 10월말까지 멘토링 지원을 받으며 3차 최종 평가를 한다. 1등은 500만원, 우수상 3팀에겐 300만원의 개발 장려금이 주어진다. 모진철 SK플래닛 상생혁신센터 그룹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학력보다 능력이 중시되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모바일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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