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이 가까이 오고 있다. 최대 풍속이 초속50m이다. 사상 최대인 124명의 생명과 5조4,700억 원의 재산을 앗아간 2002년의 루사나, 비슷한 위력을 보였던 2003년의 매미에 버금가는 태풍이다. 일본 오키나와를 지나면서는 10m가 넘는 파도와 함께 폭우를 쏟아냈다. 예상 경로대로라면 내일부터 우리나라에 본격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으로 상륙하면 한반도 전역이 태풍의 오른쪽에 놓이게 돼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만약 볼라벤의 위력이 크게 약해지지 않아 초속 40m 정도의 강풍이라도 몰아치게 되면 사람이 날아가고 자동차와 기차가 뒤집히는, 상상을 초월한 상황까지 일어 날 수도 있다. 민관 모두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가능한 외출을 삼가고, 강풍에 대비한 집안 안전 점검을 해두어야 한다. 농촌에서는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의 피해를 막는 장치들을 강구하고, 어민들은 미리 선박을 안전한 장소로 옮겨 놓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재난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오키나와처럼 긴급피난소를 마련해 해안과 저지대 주민들을 미리 대피시키고, 이미 많은 강우량으로 지반이 약해진 곳의 산사태나 건물붕괴에 대한 경계심도 늦추어서는 안 된다. 공영방송은 상황에 따라 국민들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정보를 포함한 빠르고 정확한 재난방송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루사나 매미 때의 피해를 보면 태풍의 위력 탓도 있지만, 그 중에는 무관심과 방심이 가져온 인재(人災)도 적지 않았다. 오는 태풍을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은 세심한 방비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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