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노르웨이 연쇄테러로 77명을 살해한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에게 최대 징역 21년형이 선고됐다.
오슬로 지방법원은 24일 살인 및 테러 혐의로 구속기소된 브레이빅이 범행 당시 정신상태가 온전했다며 최소 10년 최대 21년의 예방적 구금형(사회에 위협이 되는 특별한 범죄인에게 부과하는 징역형)을 선고했다. 징역 21년은 사형제 및 종신형제를 폐지한 노르웨이의 형법에 따라 브레이빅에게 선고할 수 있는 최고 형량이다.
10주 동안 열린 1심 공판에서 브레이빅은 자신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전문가의 감정을 근거로 브레이빅의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 외신은 정신병원보다 교도소에 수감되길 원했던 브레이빅이 판결 직후 미소를 지었다고 전했다. 브레이빅이 "항소하지 않을 것"이라 말해온 점에 비춰 노르웨이 역사상 최악의 범죄로 기록된 연쇄 테러사건에 대한 단죄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브레이빅이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했고, 사건의 중요성으로 미뤄 법정 최고형이 예상됐기 때문에 이번 공판의 핵심 쟁점은 브레이빅이 범행 당시 온전한 정신상태였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브레이빅이 제 정신이었다면 살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하지만,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다면 사물을 판별할 능력이 없는 것(책임 조각사유)으로 간주돼 교도소가 아닌 정신치료시설에 수용되기 때문이다.
브레이빅은 일단 21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될 전망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법원은 브레이빅이 석방될 즈음 형기 연장을 검토할 수 있는데, 범죄자가 석방 후에도 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최장 5년을 더 구금할 수 있다. 법원이 구금 연장을 여러 차례 반복할 수 있어 브레이빅을 죽을 때까지 교도소에 수용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브레이빅은 지난해 7월 오슬로 정부청사에 폭탄을 터트리고, 노동당 여름 캠프가 열린 우퇴위아 섬에서 총기를 난사해 77명을 살해하고 240여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그는 범행 직후 공개된 1,500쪽의 선언문을 통해 인종주의 시각을 여과 없이 노출했고, 재판 과정에서도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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