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가방>은 부모의 사랑 속에서 자신이 최고라며 우쭐하기 쉬운 아이들이 받을 상처에 대한 이야기다. 어여쁜 모양을 자랑하는 핑크색 명품백 '예쁘니'는 주인의 사랑 속에 콧대가 하늘을 찌른다. 통크니 등딱지 쭈구리 같은 못난 가방 앞에서 늘 잘난 체를 하는데, 어느 날 주인 조카들이 놀러 와 서로 만지겠다고 잡아당기는 통에 찢어져 버린다. "애들이 못 만지게 했어야지." 날마다 주인을 원망하고 울고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도둑이 예쁘니를 훔쳐간다. 며칠 뒤 도둑은 경찰에 잡히고 주인은 똑 같은 모양의 핑크색 가방들 속에서 찢어진 예쁘니를 금세 찾아내어 꼬옥 끌어안아 주었다. 원색의 강렬하고 단순한 그림이 유아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커가며 아이들은 긁히고 상처받는다.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다만 너무 오래 너무 많이 슬퍼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김형준 글ㆍ김경진 그림. 어린이아현ㆍ4세이상ㆍ1만1,000원.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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