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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웃으면 싸이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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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웃으면 싸이 와요

입력
2012.08.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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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 싸이의 오랜 팬이다. 처음 그가 데뷔했을 때 예명을 싸이라고 지을 수 있는 자신감이 얼마나 신선하던지, 무엇보다 춤을 추며 정색하는 특유의 표정에 웃지 않는 자 누가 있었으랴. 가만, 엄마 아빠는 아니었지, 쟤 뭐야 하면서 야야 채널 돌려 당장에 리모컨을 찾으셨지.

어른들은 사위나 며느리 삼고 싶은 연예인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그만큼 익숙한 스타일은 아니었으니까, 그런 그가 '강남 스타일'이라는 노래로 연일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걸 넘어서서 촐랑촐랑 말춤을 추는 그가 범세계적으로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단다. 그 불씨가 된 뮤직비디오를 나도 몇 번이나 돌려봤다. 웃겼다. 정말이지 싸이다웠다.

그런데 나의 재미는 그 뮤직비디오를 보며 웃어대는 외국인들의 반응을 담은 영상이었다. 웃음이 터지는 지점이 우리와 비슷할 때도 있다지만 사뭇 다르기도 했던 거다. 오랜만에 만난 이집트 출신 랄라와 밥을 먹다 갸루상인 박성호의 개그를 보는데 웃다 그만 밥풀이 다 튀고 말았다.

어럽쇼, 그러나 나와 달리 그저 뚱한 랄라, 이거 안 웃겨? 뭐가 웃긴 거예요, 언니?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랄라니까 나처럼 웃을 줄 알았건만, 유머는 강요할 수 없는 거지. 혹시나 하고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니 히잡이 벗겨질 정도로 웃어대는 랄라. 얘는 싸이가 아니라 노홍철의 말춤에 배꼽이 빠지네. 역시나 세계는 넓고 취향은 참으로 다양하구나.

김민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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