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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 탐구] (3) 朴 '마이웨이 정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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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 탐구] (3) 朴 '마이웨이 정치' 논란

입력
2012.08.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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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통 아니다"라고 손사래 치지만 '독불장군 리더십' 우려

'원칙과 신뢰' vs '불통과 사당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리더십을 보는 극단적 두 시선이다. 박 후보는 세종시 원안 관철 등을 통해 국회법까지 숱하게 어기는 여의도 정치권과 대비되며 상당수 유권자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메신저'로 평가 받는다. 원칙을 중시하는 리더십은 정책 신뢰성을 높이고 예측 가능한 정치를 통한 안정적 국정운영을 가능케 한다는 긍정론도 있다.

반면 박 후보가 소통을 잘하는 정치인이라고 말하는 이를 정치권에서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친박계 내부에서조차 "좋은 보좌를 받지 못해 종종 판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방통행 리더십은 숱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대통령에겐 부적합한 만큼 이를 둘러싼 논란은 박 후보가 대선 가도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박근혜식 마이웨이 논란을 부른 대표적 장면은 새누리당 경선 룰 논란이다. 비박(非朴) 진영의 끈질긴 룰 수정 요구에도 박 후보는 "선수는 기존 룰에 따라 경기해야 한다"면서 꿈쩍하지도 않았다. 비박 진영 요구가 과한 면도 있었지만 당의 압도적 대주주로서 룰 논의 자체를 거부한 것은 포용의 리더십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친이계 의원의 대거 공천 탈락과 경선 득표율 84%는 사당화(私黨化) 논란을 불렀다.

지난해 말까지 의원총회나 의원 연찬회 등에 자주 결석한 것도 불통 이미지를 증폭시켰다. 김성식 정태근 의원이 탈당한 지난해 12월 의원총회에선 "박 전 대표와 연락되는 분 있으면 연락 좀 해달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 박 후보가 처음 의원총회에 참석한 것은 당 쇄신을 논의한 12월 15일로 2009년 원내대표 경선 이후 2년 7개월 만이었다.

박 후보가 의원들과 만날 때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보안을 중시하는 것도 뒷말을 낳고 있다. 작년 5월 황우여 당시 원내대표와의 회동이 단적이다. 박 후보는 약속 시간 직전 회동 장소를 바꾸고 취재 차량을 따돌려가며 '당 서열 1위'인 황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세종시 논란과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 등에서 보여준 '복도 발언'도 박 후보 의도와는 무관하게 베일 속 정치인 이미지를 심었다. '대변인격' 등 측근을 통한 대리소통 역시 문제였다. 친박계 의원들조차 메시지 해석을 놓고 우왕좌왕할 때가 있을 정도였다.

박 후보는 불통 논란에 "전화하다 팔이 아플 정도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실체가 있느냐. 낙인 찍기 아닌가"라고 손사래를 친다. 정치인으론 선구적으로 싸이월드 홈페이지를 개설한 박 후보는 2007년만 해도 온라인 소통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때 비박 진영으로 분류됐던 한 인사도 "캠프에 막상 와보니 전화도 자주 오고 세밀한 부분도 많이 챙긴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소통이 문제되는 데는 우선 남성 정치인과는 다른 스킨십이 거론된다. 박 후보 측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박 후보가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그런데도 박 후보를 만난 인사 중엔 "만나긴 했는데 만난 것 같지 않다"는 이들이 더러 있다. 실제 만남 횟수와 무관하게 박 후보와는 눈높이 차가 있다는 얘기다. 이에 박 후보 측은 "박 후보는 술자리에서 어깨동무하면서 친해지는 스타일은 아니다. 상당히 절제하는 것인데도 사무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청와대 퍼스트레이디 경력이 보안 의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도 있다. 박 후보는 자신과의 접촉 사실이 알려지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대 국회 당시 한 초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만나자고 해서 강남의 한 음식점으로 가던 도중 장소를 바꾸자는 연락이 오더라"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23일 "원칙과 불통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소통 부재의 리더십은 국민들의 감성을 자극해 중장기적 타격이 돼 오히려 안정적 국정운영에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불통 인사'의 경우 대통령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측근 비리를 유발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소통을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청와대 입성 후 불통 이미지가 강해진 것을 참고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박 후보 측은 "당내 인적 구성이 박 후보에 긍정적이라고 사당화라고 보는 건 무리"라면서도 "최근 통합 행보도 결국 소통에 방점이 있고 '20일(전당대회) 전의 박근혜'와 '20일 이후 박근혜'는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 2030세대 지지 못 얻는 것도 소통 부재와 권위주의 등 영향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층은 확연하게 양분돼 있다. 5060세대와 영남권 유권자들은 박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지만 2030세대와 호남에서는 냉랭한 편이다. 수도권 유권자들의 지지도 상대적으로 낮다. 현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쪽으로 쏠려 있는 젊은층과 수도권 민심을 끌어 오는 것이 박 후보의 숙제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1, 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안 원장의 가상 양자 대결을 붙인 결과 20대에서 박 후보의 지지도는 29.9%에 그친 반면 안 원장은 68.5%였다. 격차가 38.6%포인트에 달한 셈이다. 30대에선 박 후보가 34.8%, 안 원장이 60.6%로 25.8%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2030세대의 이 같은 반(反) 박근혜 정서는 다른 조사들에서도 일관적으로 나타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23일 "2030세대는 현실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워낙 커 기성세대 이미지를 가진 박 후보가 흡수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안 원장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명운동 논란 등이 벌어져도 2030세대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40대에선 조금 다르다. 리얼미터의 같은 조사에서 박 후보는 43.9%로, 안 원장(49.3%)에게 여전히 뒤졌지만 격차(5.4%포인트)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에 대해 한 친박계 인사는 "40대는 자녀 교육과 부모 부양, 노후 준비와 대출 상환 등 현실적 고민을 안고 살고 있고, 정치 혐오 성향이 강해 약속을 지키는 안정적인 지도자를 선호한다"며 "2030세대와 달리 40대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6, 17대 대선에서 40대의 선택을 받은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만큼 40대의 마음을 돌려 놓는 것이 박 후보의 핵심 과제이다. 박 후보 캠프도 40대를 최우선 타깃으로 삼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박 후보는 50대에서 65.8%의 지지를 얻어 안 원장(28.0%)을 크게 앞질렀다. 60대에선 박 후보의 지지도가 73.9%나 됐고, 안 원장은 20.6%에 그쳐 '고령층=박 후보 지지'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박 후보의 지역별 지지도 균열 현상도 심각하다. 그는 대구ㆍ경북(70.2%)과 부산ㆍ울산ㆍ경남(60.8%)에선 절대적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그는 서울에선 40.4%를 얻어 53.6%를 기록한 안 원장에 밀렸다. 인천∙경기에서는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광주∙전남과 전북에서는

안 원장의 지지율이 각각 78.6%, 85.7%에 이르렀으나 박 후보의 지지율은 15.9%, 12.7%에 그쳤다. 전체 유권자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을 잡지 못하면 대선에서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박 후보 측의 판단이다.

박 후보가 젊은층과 수도권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박 후보가 젊은층의 뿌리 깊은 반(反) 새누리당ㆍ반(反)이명박 대통령 정서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소통 부재, 인의 장막, 과거 지향, 권위주의 등 젊은 세대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이유도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소통ㆍ힐링 코드와 거리가 멀다는 게 문제"라며 "정치권에선 통하는 박 후보의 썰렁 유머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이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답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주택 담보 대출에 짓눌린 3040세대 하우스푸어와 일자리를 고민하는 산학 현장의 20대 등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진지하게 듣고,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화답하는 행보로 젊은층과 수도권 유권자들의 마음을 두드릴 생각이라고 한다. 박 후보가 최근 국민 통합 행보와 경제민주화ㆍ복지 이슈 선점 등 중도 지향 행보를 하는 것도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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