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출생할 당시 아버지의 나이가 많을수록 아이가 자폐증 등 정신질환을 앓을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전문 주간 네이처는 23일 아이슬란드 유전자분석기업인 디코드제네틱스(deCODE Genetics) 연구팀이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을 앓는 78명의 아이슬란드 아이들과 부모의 유전자(DNA) 서열을 분석한 결과를 최신호에 게재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어머니의 나이와 관계없이 아버지가 20대면 아이들은 평균 25개의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고, 40대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평균 65개의 유전자 변이가 나타났다. 아버지의 나이가 한 살 더 많을수록 유전자 변이가 2개 더 생기는 셈이다.
유전자 변이는 다른 신체기관보다 유전자 활동이 활발한 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 난독증 등의 신경장애가 일어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버지의 나이가 중요한 것은 난자보다는 정자의 세포분열이 더 활발하기 때문이다. 남성의 나이가 많을수록 정자 생산 세포가 노화해 유전자 변이가 일어날 확률은 더 높아진다.
캐리 스텐판슨 디코드제네틱스 사장은 “1970년 이후 선진국에서 아버지의 평균 나이는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이는 같은 기간 급증한 자폐증 발병률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남성이 아이를 늦게 가질 생각이라면 젊었을 때 미리 정자를 채취해 냉동보관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