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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관, 日 외무성 출입 저지 당해… 사상 초유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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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관, 日 외무성 출입 저지 당해… 사상 초유 사태

입력
2012.08.2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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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보낸 서한을 우리 정부가 반송하는 과정에서 이를 전달하려는 주일 한국 외교관이 일본 외무성 정문에서 문전박대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주일 한국대사관의 김기홍 참사관은 23일 오후 3시40분께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자는 노다 총리의 서한을 반송하기 위해 도쿄의 외무성 청사를 찾았다. 김 참사관이 노다 총리의 서한을 담은 검은색 서류가방을 든 채 외교관 신분증을 제시하며 안으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요구하자 정문을 지키고 있던 경비원들은 휴대전화로 어디론가 통화를 시도한 뒤 잠시 후 "사전 약속 없이는 못 들어간다"며 김 참사관의 앞을 막았다. 앞서 김 참사관은 이날 약속을 잡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외무성 북동아시아과 등에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일본 측은 면담 약속 잡기를 거부, 어쩔 수 없이 공식 통역사 한 명을 대동한 채 외무성으로 향했다. 일본 경비원들은 김 참사관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서둘러 철문을 닫고 진입을 원천 봉쇄했다. 당시 외무성 정문 밖 도로에서는 일본 우익단체가 차량에 단 확성기를 이용, "(일본군) 위안부가 아니라 매춘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김 참사관은 경비원에 의해 저지되자 타고 온 차량으로 돌아가 외무성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재차 면담을 거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간여가 흐른 4시30분께 김 참사관은 다시 한번 정문 통과를 시도했다. 그러나 그때까지 민간인 방문자들을 무사 통과시키던 경비원들은 김 참사관이 접근하자 또 다시 문을 닫았다. 이때 한국과 일본 취재진이 상황이 벌어진 것을 파악하고 외무성 정문 밖으로 달려 나왔다. 양국 취재진이 김 참사관에게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느냐"고 묻자 김 참사관은 굳은 표정으로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김 참사관은 이런 사정을 한국 외교부에 전화로 설명했고, 외교부의 철수 지시에 따라 이날 오후 4시40분께 발길을 돌렸다. 김 참사관은 결국 주일 한국대사관으로 돌아오는 도중 등기우편을 통해 반송 조치했다.

노다 총리의 서한은 한국에 전달되지 않은 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보관 중이었다. 일본은 총리 친서가 한국에 전달조차 되지 않은 것을 외교적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보복차원에서 외교관 문전박대라는 전례없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외교관이) 외무성 정문을 통과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우편을 통해서 발송했다"고 밝혔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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