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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쇼핑 '이젠 마포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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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쇼핑 '이젠 마포시대'

입력
2012.08.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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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한 소형 외국인전용 기념품 판매 면세점 앞에 대형 관광버스가 멈춰 서자 인도네시아 관광객 수 십 명이 쏟아져 내렸다. 해외 명품 브랜드가 아닌 한류 스타들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국내 화장품으로 가득 찬 매장은 앞서 도착한 다른 중국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매장의 관리인은 “원래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많았지만 최근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관광객들과 자유여행 하는 중국 개인 여행객들의 방문이 크게 늘고 있다”며 “최근 매출이 30∼40% 늘었다”고 귀띔 했다.

사정은 인근 서교동에 자리한 다른 중형 면세점도 마찬가지였다. 8년 전 문을 연 이 가게에는 하루 평균 2,000∼3,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이 가게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리쉐췬(李雪群)씨는 “방송에서 봤던 한류 스타들이 광고하는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많다”며 “싼 가격에 한국 화장품을 살 수 있는 기회라서 많이 구매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마포구가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신 한류 쇼핑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 화장품과 인삼, 자수정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면세점은 마포구 연남동과 성산동, 동교동, 서교동 일대에 4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업을 준비중인 면세점도 4∼5 곳에 이른다.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마포구 내 중ㆍ소형 면세점 설립 붐은 관광가이드 출신 화교들이 주도 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가이드를 한 화교들이 서울의 대표적인 중국인 거주지 중 하나인 연남동을 중심으로 중국 관광객이 이용하기 편한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한류 면세점 타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 및 김포공항과 가깝고 공항철도가 개통되는 등 지리적인 이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인 전문 가이드 출신으로 최근 서교동에 면세점을 연 ㈜ 아트씨엠의 조문성(34) 실장은 “전통적인 화교 거주지로 공항과 가까운 연남동에는 원래부터 중국인 관광객을 국내에 유치하는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많았다”며 “이곳에서 일하던 인력들이 최근 급증하는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면세점 사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 면세점 밀집 현상에 따른 후광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성산동에 한식당을 연 필신춘(50) 사장은 “마포구로 몰려드는 중국 관광객들을 겨냥해 10개월 전 24시간 운영하는 한식당을 열었다”며“성수기에는 하루에 관광객이 700∼80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성산동의 슈퍼마켓들은 최근 주력 제품군을 한국 전통 공예품과 홍삼 캔디, 김 등으로 바꾸고 중국어 안내판도 설치할 정도다. 또 인근 지역인 홍대와 이대 앞 상권으로도 중국 관광객들의 방문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서울시와 마포구가 주차 공간 부족에 따른 대형 버스의 불법 주차 문제 해결과 관광 육성 대책 마련에 나서주길 바란다”며 “한국 소개 책자와 지도를 매장에 비치하는 등 정책적 지원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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