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고 싶은 꿈은 인간의 오래된 욕망이다. 인간보다 오래 사는 대표적인 종은 거북이다. 갈라파고스거북은 다윈이 <종의 기원> 을 쓰게 된 계기가 됐다고 알려져 있는데, 수명이 약 180년이고 200년 된 거북을 봤다는 기록도 있다. 인간 수명은 거북의 절반 정도다. 종의>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안티에이징 연구도 활발하다. 수명을 늘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의외로 간단한 치과학적 방법이 있다. 바로 치아와 혀를 열심히 움직여 씹는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다. 그 비밀은 침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파로틴에 있다.
이하선, 즉 귀밑샘을 뜻하는 독일어 파로티스(Parotis)에서 유래한 파로틴(Parotin)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귀밑샘에서 분비된다. 파로틴의 별명은 노화방지 호르몬이다. 파로틴은 치아의 조직을 튼튼하게 하고 혈관의 신축성을 높여 세균과 싸우는 백혈구를 증가시킨다. 모발이나 피부의 발육도 좋게 한다. 청소년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성장을 이야기 할 때 '밥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라'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키스를 할 때도 침의 분비가 많아지니 사랑을 하면 젊어진다는 말도 과장이 아니다.
파로틴 연구가 진척됨에 따라 약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동맥경화증, 고혈압증, 노인성 백내장, 근무력증, 갱년기 장애 등에 치료약으로 쓰인다. 파로틴은 당뇨병의 발병과 진행을 억제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이쯤 되면 파로틴은 입안의 건강샘이라고 할 만하다.
파로틴 분비를 촉진하려면 침 분비부터 늘려야 한다. 파로틴과 침의 분비량이 비례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잘 씹어 먹으면 침 분비가 좋아지고 귀밑샘에서 파로틴이 잘 분비된다. 반대로 음식물을 잘 씹지 않으면 침과 파로틴 분비가 줄어든다.
침 분비량은 잠자리에서 일어난 후 서서히 증가해 안정된 상태에서 분당 0.5㎖ 정도 나온다. 음식을 씹으면 급격히 증가해 분당 4㎖에 달하게 된다. 침 분비량은 30세가 넘어가면서 서서히 줄어들지만 적절한 자극만 있으면 얼마든지 분비량을 늘릴 수 있다.
파로틴 분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음식을 꼭꼭 씹어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안티에이징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입 안에 있다는 사실을 매 끼 식사 때마다 떠올리며 꼭꼭 씹어 먹는 것이다. '물도 씹어 먹는다'는 생각으로 모든 음식을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씹자. 음식은 아삭하고 쫄깃한 종류가 좋다. 사과 당근 샐러리 건포도 같은 음식을 씹으면 자연히 침이 흘러나온다. 단 너무 찐득거리고 단 음식은 충치를 유발하므로 주의한다. 마른 오징어처럼 질긴 음식도 치아 건강에 좋지 않다. 이밖에 틈나는 대로 입 안에서 혀를 굴리거나 무설탕 껌을 씹는 방법도 파로틴의 분비를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
목동중앙치과병원장 국제구강임플란트학회(ICOI) 인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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