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선 러닝메이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부통령이 27일부터 이틀간 플로리다주 탬파시 일대에서 선거 유세를 하기로 했다. 탬파에서는 이날부터 나흘간 공화당이 전당대회를 열고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원을 정ㆍ부통령 후보로 확정하기 때문에 바이든의 이번 유세는 누가 보더라도 남의 잔치에 훼방을 놓으려는 것으로 비친다.
오바마 선거캠프는 21일 바이든이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일인 27일 탬파에 들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도 "(공화당) 전당대회 연사가 되겠다"는 농담으로 탬파 유세 계획을 알렸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이 공화당 대의원 4,400명이 모이는 전당대회 행사장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상대방 전당대회 기간에는 비교적 조용히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관례"라며 바이든의 행보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가 승리했던 경합주 플로리다를 대회 장소로 삼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 콘돌리사 라이스 전 국무장관 등 간판 정치인들에게 후보 지지 연설을 맡기는 등 전세 역전의 발판을 준비하던 공화당은 즉각 경계심을 드러냈다. 공화당 입장에서는 대회 기간 중 플로리다에 태풍 상륙 가능성이 있다는 예보에 이은 악재다.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 위원장은 "그들이 주먹을 날린다면, 우리는 너클(격투할 때 주먹에 끼우는 금속제 무기)을 끼고 되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3~6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때 맞불 놓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한 공화당 지지자는 워싱턴포스트 웹페이지에 개설한 블로그에 "바이든이 유세 와서 말을 길게 한다면 공화당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말 실수가 잦은 바이든의 전력을 비꼰 것이다. 그는 14일 유세에서도 "롬니가 월가의 쇠사슬을 풀어 여러분에게 채우려 하고 있다"고 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쇠사슬은 미국인에게 노예제도를 연상시키는 단어다. 21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금융규제에 반대하는 공화당원을 '비명 지르는 돼지'라고 비유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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