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장애인여성극단'춤추는 허리'가 24일부터 이틀간 창작 작품'거북이 라디오2'를 무대에 올린다. '춤추는 허리'는 장애여성인권단체인 장애여성공감의 부설 극단이다. 연출은 이진희(45) 장애여성공감 사무국장이 맡았다.
2002년 만들어진 이 극단의 창단 멤버이기도 한 그는 2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장애여성들만의 독자적인 목소리 찾기에 주력해왔다면 올해부턴 비장애인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번 연극이 그 전환점이 될 거라는 인식이다.
대학 시절 장애인야학 활동을 계기로 장애인 인권운동에 눈뜬 그가 극단을 창단한 이유는 명료하다. 장애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장애인 스스로 본인의 문제를 먼저 말하는 게 순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장애여성들의 몸은 사회적으로는 물론이고 장애여성들 스스로도 금기시돼있어요. 그 '몸'을 연극을 통해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보다 당당하게 외칠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는 사실상 극단의 단장 역할을 해왔다. 상근 배우, 스텝 등 20여명의 극단 멤버들과 함께 만들었던 연극이 15편이다. 이번 연극은 그의 첫 연출이어서 감회가 남다르다. "관객들이 장애여성들의 연극을 어떻게 봐야 할 지 혼란스러워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 사회에 장애 여성의 인권이나 복지에 대한 담론이 척박하기 때문이지요. 단순한 장애여성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속에서 관객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지난해 초연된 레퍼토리 연극 '거북이 라디오'를 정교하게 다듬은 '거북이 라디오2'는 바로 이런 문제의식을 구체화시켰다. 3명의 장애인 여성들이 각각 3편의 에피소드에 등장해 장애여성의 독립, 출산, 육아, 예술하기, 예술가 되기 등을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관객들과 토론하는 시간도 갖는다. '거북이 라디오2'는 24일 오전 8시, 25일 오후 4시 서울 마포 성미산마을 극장에서 공연한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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