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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투자 20년, 새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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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투자 20년, 새 전략이 필요하다

입력
2012.08.2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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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병이나 재난을 만나게 되는 법이야, 유비무환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피는 돈 나무(木)고 보험이야.”(위화(余華)의 소설 중에서)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중국에서 보험은 생소하다 못해 전무했다. 1인당 보험료를 뜻하는 보험밀도는 거의 0위안에 머물다 96년부터 통계에 잡히기 시작했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자식이 다치거나 천재지변을 만났을 때 주저 없이 자신의 피를 팔아(賣血) 변통했으니 ‘매혈=보험’이라는 인식이 그다지 틀린 것도 아니다. 허나 세상이 변하면 인생살이도 변하는 법, 중국 보험시장이 커지자 2007년부터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의 중원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한중 수교 직전인 1990년 금융 등 서비스업체의 대중(對中) 투자는 2%에 불과했다. 나머지 98%는 제조업이 차지했다. 2007년 이후 금융보험, 과학기술, 도소매 등으로 투자업종을 다변화해 지난해 말엔 제조업과 서비스 비중이 54 대 46으로 좁혀졌다. 값싼 물건 생산에서 고부가가치 창출로 중국 진출 전략이 바뀐 덕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국내기업의 대중 투자금액(36억달러)은 20년 전보다 약 220배 급증했고, 해외로 진출한 국내업체 중 절반 가까이(42.3%)가 중국에 직접투자하고 있을 정도로, 중국은 명실공히 한국의 최대 투자국가가 됐다. 그러나 갈 길은 멀고, 세상은 달라지고 있으니 대중 투자 20년을 맞은 지금이 새로운 전략을 짤 시점이다. 무엇보다 중국투자의 현주소를 바로 아는 것이 첫걸음이다.

22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대중 투자는 2000년대를 기준점으로 6가지 특징적 변화를 겪는다. ▦지역적으로는 우리나라와 가까운 동북(산둥 텐진 등)에서 동남(상하이 등)지역으로 투자 범위를 넓혔고 ▦업종별로는 제조업보다 서비스업 투자가 늘었고 ▦투자목적은 제3국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에서 현지시장 진출로 바뀌었다. 대기업의 투자 규모는 업종별로 7~23배 급증했다.

반면 ▦국내 수출업체의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수출이 줄면서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감소하고 ▦임금 상승, 노동쟁의 증가 등 중국 내 투자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건 비상신호다. 지난해 중국 동북과 동남지역의 최저임금은 2005년보다 2.8배나 증가했고, 노동쟁의는 2000년보다 4.4배 늘었다. 더구나 외자기업과 외국인에 대한 세율도 갈수록 무거워지는 추세다.

연구원은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과 업종별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중국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상대적으로 외국자본의 진출이 덜 이뤄졌고 임금이 낮은 중서부지역을 공략하고,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장려하는 정보통신(IT) 및 친환경 관련 신(新)성장산업 유치항목을 위주로 진출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중국 내 국내기업과 국내 중소기업간 수출품목 거래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한재진 연구위원은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개성공단의 적극 활용도 투자환경 악화로 유턴하는 중국투자 기업들에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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