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시장에 디플레이션(자산가격 하락)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파트값 하락세 영향으로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주택에 이어 서울 지역 땅값마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6만7,060가구로 전달(6만2,288가구)보다 4,772가구 늘어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6월에는 미분양 물량이 소폭 감소했으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5, 6월 신규 분양이 많이 이뤄지면서 미분양 물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 7월 땅값도 2010년 10월 이후 21개월 만에 0.03% 하락했다. 뉴타운 계획이 백지화할 것으로 보이는 성북구(-0.20%)와 은평구(-0.18%), 중구(-0.10%) 등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지난달 1일 공식 출범한 세종시(옛 충남 연기군)는 6월보다 0.68% 급등했다.
서민 주거공간인 다세대ㆍ연립주택의 자산가치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ㆍ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주택(실거주 기준) 평균 가격은 1억1,569만원으로 전년(1억1,812만원)보다 2.1% 올랐으나, 연립ㆍ다세대 주택의 평균 가격은 2010년 8,196만원에서 지난해 6,798만원으로 17.1%나 급락했다. 특히 수도권의 평균 가격은 9,435만원에서 7,572만원으로 19.8%나 폭락했다.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연립ㆍ다세대 주택의 경매 건수가 급증하는 등 취약 계층이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한계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상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지원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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