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소유 부동산을 기증해 설립한 청계장학재단이 지난해 임대ㆍ관리비 수입의 20%만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대출이자에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한국타이어가 기부한 장학금이 더 많았다.
21일 정진후 통합진보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출 받은 청계재단 사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청계재단은 330억원 규모 부동산의 임대ㆍ관리비 매출로 2011년 13억4,974억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하지만 장학금 지급액은 2억7,865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임대ㆍ관리비 수입이 더 적었던(12억1,677만원) 2010년의 장학금 지급액(3억1,915만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수혜 학생 수(중ㆍ고교생)도 447명에서 408명으로 줄었다.
2년간 지급된 장학금 총액은 11억9,780만원이지만 절반이 넘는 6억원(2010, 2011년 각 3억원)은 이 대통령의 사위 조현범씨가 사장으로 있는 한국타이어의 기부금이다.
더욱이 청계재단은 장학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이 대통령의 빚을 떠안으며 발생한 이자로 지출했다. 이 대통령은 천신일 전 세중나모 회장에게서 30억원을 빌린 뒤 2008년 은행에서 대출받아 갚았는데, 재산과 함께 빚까지 청계재단에 넘겼다. 청계재단은 50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이 대통령의 빚을 변제했고, 지난해 그 이자비용으로 2억7,950만원을 냈다.
청계재단은 장학사업 확대를 위해 소유자산의 일부를 처분하는 방안이 있지만 이를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 이 대통령의 처남 고 김재정씨의 부인 권모씨가 ㈜다스 주식 100억원어치를 기부해 청계재단의 총 자산은 430억원에 이른다. 서울시교육청은 "청계재단은 다른 재단에 비해 자산규모에서 상당히 여유가 있는 편"이라며 "능력이 되는 만큼 일부 부동산을 매각하라고 지적했지만, 아직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2009년 8월 설립된 청계재단은 부동산 임대ㆍ관리 수입으로 매년 11억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 그 금액의 대부분을 장학사업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장학재단은 재단 운영수익의 70% 이상을 목적사업(장학금 지급)에 쓰도록 돼 있지만, 한국타이어 기부금을 제외하면 지난해 20.6%만 썼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70% 기준은 현금자산운용 수익기준이어서 부동산 자산으로 이뤄진 청계재단은 보다 기준이 복잡해 실태조사를 해야 기준 위반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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