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순위는 21일 난장판이 됐다. 박근혜 안철수 등 유력 대선주자들의 이름이 룸살롱 콘돔 같은 자극적 용어들과 결부되면서, 검색순위 상단을 점령한 것. 이를 계기로 향후 대선과정에서 네어버 인기검색어가 흙탕물 전쟁터로 변질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5ㆍ10면
이날 오후 3시쯤부터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는 '박근혜 룸살롱''안철수 룸살롱'이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이어 '이명박 룸살롱'까지 검색순위 10위 안에 룸살롱 관련 단어가 8개나 포진했다.
발단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는 한 월간지의 보도였다. 이후 '안철수 룸살롱'은 실시간 인기검색어로 부상했는데, 일부 네티즌들이 "룸살롱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성인인증절차를 요구하는 반면 '안철수 룸살롱'은 이런 절차 없이 누구나 검색할 수 있다. 네이버가 안 원장을 고의로 흠집 내려고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네이버측은 이에 대해 "성인 키워드라 해도 언론보도가 있거나 검색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알 권리 충족 차원에서 성인인증요구를 해제한다"고 해명했다. 이후 네티즌들은 확인을 위해 '박근혜 룸살롱'을 집중 검색하기 시작, 단번에 인기 검색어 1위로 올라섰고 저녁에는 '안철수 룸살롱'보도와 전혀 무관한 '박근혜 콘돔'이란 자극적 검색어가 장시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상황에 대해 단순한 해프닝 차원을 넘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인터넷 종사자는 "다른 포털들의 경우 성인키워드는 실시간 검색순위에서 아예 빼는 데 비해 네이버는 보도여부나 검색량에 따라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다"면서 "앞으로 대선 경쟁이 뜨거워지면 음해와 인신공격성 키워드들이 조직적으로 검색순위에 올라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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